아시아-북미항로의 해상운임과 수출화물이 중국 춘절 연휴 전 물동량 밀어내기 효과에 힘입어 날개를 달았다.
1월20일 기준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현물)은 40피트컨테이너(FEU) 기준으로 미 서안은 2167달러, 미 동안은 3647달러를 기록하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운임인상과 함께 물동량 증가로 소석률(선박 대비 화물적재율)을 가득 채웠다. 시기상 호재가 맞물리기도 했지만 하반기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선복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도 운임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피어스에 따르면 12월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송된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은 131만6300TEU로 전년 동월 대비 12.8% 증가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발 화물은 전년 동월 대비 14.3% 증가했으며, 한국발은 6.9% 증가했다. 중국 춘절 연휴 전 밀어내기 물량으로 12월 북미항로는 호조를 톡톡히 누렸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은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85만4700TEU를 수송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구, 섬유 제품, 일반 전기 기기 등 상위 품목들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중국은 아시아발 북미 수출 전체 물동량에서 64.9%를 차지하고 있다.
12월 한국발 물동량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6만4900TEU를 기록했다. 일반 전기기기와 자동차 관련 품목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발 수출물량 점유율은 4.9%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발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8%나 증가한 20만200TEU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와 캄보디아를 제외한 5개국 모두가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증가세를 이뤘다. 특히 베트남은 가구, 섬유 제품의 대폭적인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25.1% 증가한 8만3200TEU를 수출했다. 태국도 4만2200TEU를 처리하며 전년대비 29.3% 증가했다.
서남아시아발 수출은 6만4100TEU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했다. 서남아국가 중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韓-美 지난해 수출 4.6% 증가
북미수출항로는 2016년 연간물동량도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500만TEU 이상을 수송했다. 1~12월 누적물동량은 전년대비 3.7% 증가한 1561만6200TEU를 기록했다. 1~3월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7%나 증가하며 호조세로 시작했지만 2, 3분기에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반기 이후 다시 수요가 늘어나면서 4분기 9.4% 증가세를 기록, 북미항로는 다시 성장세를 되찾을 수 있었다. 특히 북미항로에서 7%대의 점유율을 갖고 있던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선복량이 줄어들자, 운임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다.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 주요국들의 연간 물동량은 상승세를 보였다. 1~12월 중국발 북미 수출물량은 101만3500TEU를 기록했다. 중국은 5년 연속 물동량 증가세를 보여 왔으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TEU를 넘어섰다. 한국 누적 물동량은 4.6% 증가한 80만7200TEU로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선사별 수송실적에서는 지난해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코스코에 흡수된 차이나쉬핑을 제외한 나머지 선사들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선사들의 성장에는 한진해운 공백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대만 에버그린의 독주는 계속됐다. 에버그린은 지난 한 해 북미 수출항로에서 전년대비 7.1% 늘어난 178만300TEU를 수송하며 점유율을 더욱 확대했다. 2014년 1위를 기록한 이후 매년 시장점유율을 늘려온 에버그린은 지난해 10.76%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덴마크 머스크라인이 146만1600TEU를 수송하며 전년대비 같은 순위를 지켰다. 머스크라인은 수송량을 10.4%나 늘렸다. 점유율도 전년대비 0.57%포인트 상승한 9.36%를 기록했다. 머스크라인은 북미항로 서비스 개편 등으로 2015년 1% 이상의 점유율 하락을 맛봤으나 지난해 다시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M&A열풍으로 순위 엎치락 뒤치락
중국 코스코는 지난해 상반기 차이나쉬핑과 통합되면서 수송량이 대폭 늘어나 전년대비 32.9%나 증가한 132만8900TEU를 실어 날랐다. 2015년 6.64%에 머물던 시장점유율은 8.51%까지 늘어났다. 몸집을 키운 코스코의 등장은 나머지 선사들 순위를 뒤로 밀었다. 6위에 머물던 코스코는 단번에 CMA CGM을 밀어내고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차이나쉬핑이 지난해 12월 수송한 물동량은 2TEU에 불과해 코스코에 전량 흡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MSC는 전년대비 두 자릿수나 증가한 수송률을 기록했다. MSC는 17.7% 증가한 119만4900TEU를 수송했다. 점유율도 2015년 6.74%에서 7.65%로 늘려 4위를 차지했다. 2M얼라이언스 참여선사인 MSC와 머스크라인은 한진해운 사태로 선복수급이 부족해지자 북미동안에 신규 서비스를 취항하면서 수송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CMA CGM은 시장점유율은 소폭 줄었지만 전년과 비슷한 물동량 116만4900TEU를 처리했다. 지난해 CMA CGM은 싱가포르 선사 APL을 인수했지만 독자 브랜드로 유지키로 하면서 M&A를 통한 물동량 증가는 없었다. 다만 코스코와 MSC가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순위는 5위로 밀려났다.
홍콩선사 OOCL은 M&A로 몸집을 키우지 않았음에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OOCL은 지난해 16.5% 증가한 82만7600TEU를 수송했다. 점유율도 4.72%에서 5.3%로 확대해 10위에 머물던 순위는 8위에 안착했다.
상위권을 유지하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이후 순위가 급속도로 밀리며 10위까지 떨어졌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28.4%나 급감한 79만4800TEU를 수송했다. 7.37%에 달하던 점유율은 5.09%까지 줄어들었다. 한진해운이 실어 나르던 물동량은 다른 선사들이 속속 채워나갔다. 집계상 한진해운의 12월 수송량은 9TEU를 기록했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물동량을 흡수하며 73만2400TEU를 처리했다. 시장점유율은 4.5%에서 4.69%로 소폭 증가했지만 물동량은 8.1% 크게 증가했다. 독일 하파그로이드는 전년대비 12.8% 늘어난 69만9600TEU를 수송했다. 점유율은 소폭 증가했지만 상위 선사들의 점유율 확대에 전년대비 변동 없이 14위를 차지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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