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선사 동방해외컨테이너라인(OOCL)이 다음 인수합병(M&A)의 대상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 해운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드류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OOCL이 얼마나 완벽한 조건을 갖고 있는 인수 대상인지 분석했다. OOCL은 2011년 상반기 7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봤지만 정기선 시장에서 가장 재정적으로 건전한 선사 중 한 곳이다. 하지만 선복량 규모면에서 시장을 선도하기에는 부족하다. 경쟁력과 수익을 높이기 위해 더 높은 효율성, 초대형선박,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데 다 비용절감 시너지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대 규모를 키우는 선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OOCL의 선복량은 작지 않지만 M&A와 초대형컨테이너선 구매로 경쟁 선사들이 선복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에 선복량 상위 20위권 선사들은 천천히 뒤로 밀리고 있다. 현재 OOCL은 약 56만TEU의 선대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 중 4분의3은 자사 소유 선박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는 2014년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2만1천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인도받을 예정이기도 하다. 전 세계 점유율은 3%로 일본 해운선사의 통합이 마무리 되면 OOCL의 선복량 순위는 세계 8위가 된다. 하지만 순위가 1단계 높은 7위 에버그린에 비해 선대규모가 반 가까이 차이난다.
드류리측은 “에버그린과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면 OOCL의 모회사인 동방해외국제(OOIL) 경영진은 지금 매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OOCL의 정기선 운항 노선은 최근 아시아/호주항로의 지속적인 물동량 성장과 전통적인 동서항로 물동량 회복으로 균형을 잡고 있다. OOCL이 아시아 역내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아시아-유럽항로에서는 작은 시장점유율로 최근까지 수익률 하락을 맛봤지만 최근 운임 상승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드류리는 “OOCL은 최근 대부분의 다른 선사보다 뛰어난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비용절감, 수익률관리 향상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시장점유율 확대보다 서비스 질과 수익성에 집중하며 다른 선사들과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OOCL을 인수할 잠재적인 선사로는 오션얼라이언스 참여 선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는 코스코와 에버그린이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드류리는 CMA CGM이 인수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해운물류 전문지 JOC에 따르면 OOCL측으로부터 매각 관련해서 어떤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OOCL측은 “지난 1년간 정기선 업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여러 소문이 돌고 있으며, OOCL을 포함한 투기적인 보고가 돌고 있지만 소문과 추측에 대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CMA CGM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CMA CGM은 최근 성명에서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 정책상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OOCL의 매각 가능성에 홍콩 증권 거래소의 OOIL 주가는 12월말 대비 20% 상승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현재 선사들에게는 규모의 리더가 되거나 틈새시장에서 특화 선사가 되는 길 2가지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규모에 대한 선사들의 관심은 중국 코스코와 차이나쉬핑의 합병으로 나타났다. CMA CGM은 APL을 얻고, UASC는 하파그로이드와 합병했다. 머스크라인은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했고, 일본 해운 3사인 NYK, MOL, 케이 라인은 2018년부터 컨테이너 운송 사업을 통합할 예정이다.
컨테이너 시장 운임 정보 플랫폼 업체인 제네타(Xeneta)는 "TEU당 최소 비용을 가져가는 동시에 모든 단일 계약을 최적화하는 선사가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승자로 떠오를 것“이라며 ”모든 컨테이너에서 몇 달러씩 비용절감을 이룬다면 전체적으로는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대적인 통합에도 불구하고 시장 환경은 변하지 않았다. 올해 선복량은 여전히 수요를 웃돌고 있고 낮은 해상운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선사들은 수익을 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마저 오르면서 선사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알파라이너는 연료유 가격이 2배 두 배로 뛰어 선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벙커가격은 톤당 330달러로 1년전 톤당 160달러와 비교해 크게 올랐다.
JOC는 “규모를 키우기 위한 선사들의 M&A는 2017년에도 지속 될 것”이라며 “OOCL은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적절한 가격이 제시될 경우, 더 큰 선사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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