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 운임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200달러 이상 상승했다. 역대 최대 컨테이너선 해체가 시황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측은 컨테이너선 해체는 중소형선 위주로 이뤄져 원양항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진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20일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상하이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26.8포인트 상승한 824.4를 기록했다.
북미항로 운임은 올해 마지막 운임인상(GRI) 시도가 성공한 데 힘입어 양안 모두 200달러 이상 상승한 반면 유럽항로는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진해운 법정관리(회생절차) 신청, 물동량 증가 등이 시황 회복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선사들은 내년 1월로 앞당겨진 중국 춘절(우리나라 설날) 전 밀어내기 화물이 12월 중순 이후부터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발 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6달러로, 전주 대비 40달러 하락했다.
북미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미서안이 1608달러, 미동안이 2627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일주일 전에 비해 각각 226달러 287달러 인상된 수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형진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높은 운임을 보이고 있으나 뚜렷한 호재가 없어 상승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시아역내항로 운임은 TEU당 상하이발 한국행과 일본행은 각각 전주에 이어 98달러 213달러를 유지했고, 동남아항로는 전주보다 1달러 오른 101달러를 찍었다.
전 센터장은 "4분기 들어서도 3분기 높은 운임이 유지하고 있다"며 "선사들의 운임방어 의지가 여전히 강력해 현재 수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용선료지수(HRCI)는 전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392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컨테이너선 해체는 원양항로 시황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일본 NYK에 따르면 올해 세계 컨테이너선 해체량은 60만TEU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유휴 선복이 많아진 옛 파나막스선박을 중심으로 해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센터장은 "8000TEU급 이상 선형에서 해체량이 거의 없어 유럽, 북미 등 원양항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역대 최대치의 해체량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원양항로의 수급개선을 기대하기 어려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역내항로, 남미항로, 아프리카항로, 호주항로 등의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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