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효과에 운임 고공행진을 보였던 북미항로가 11월 중순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항로는 중국 국경절 연휴가 끝난 10월 중순 이후 운임강세를 보여왔다 10월 말에는 FEU당 2천달러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0월28일 상하이발 북미서안 운임은 2034달러, 북미동안은 2836달러를 기록하면서 올해 가장 높은 운임을 찍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밀어내기 수요, 여기에 한진해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여파까지 맞물리면서 11월 초 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GRI)은 성공한 것이다.
11월 중순 이후,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운임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높은 운임을 기록 중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1월11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현물)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1809달러, 북미동안은 FEU당 2671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대비 각각 181달러, 122달러 하락했다. 지난해 11월13일 북미서안 운임은 1009달러, 동안 1834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동안의 경우 극심한 선복과잉으로 2011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2천달러대 밑으로 운임이 내려가기도 했다.
한 외국선사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겨냥한 화물 선적이 끝나자 중국발 물동량이 감소했다”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물동량과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년동월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북미항로 운임은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1월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선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발 미서안북부(PNW)지역과 서안남부(PSW)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90~100% 수준을, 북미동안도 비슷한 수준으로 선박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비수기에는 접어들었지만 내년 1월 설 연휴가 일찍 돌아오면서 12월 중순 다시 선적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운임 하락세도 예전만큼 이어질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일찍 돌아온 설 연휴로 선사들은 비수기에 대비해 선복을 줄이던 윈터프로그램도 가동하지 않거나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선사들은 운임하락을 막기 위해 12월1일 서안과 동안에 각각 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잡혀있지 않지만 1월에도 운임인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선사들은 내년 4월 시작되는 얼라이언스 개편을 기대하며 현재 서비스운항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편, 북미항로는 미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내세운 보호무역주의 공약들은 단기적으로 북미항로 물동량 감소와 함께 운임하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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