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는 풍부한 부존자원과 최단 항로 개척이란 점에서 해운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도는 잠재력이 무한한 북극해항로를 선점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한국항만경제학회와 손잡고 해마다 열고 있는 ‘북극해항로 국제학술세미나’를 통해 북극해항로 활성화에 대비한 강원권 항만의 대응 전략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도 및 해운항만물류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가 성대히 열려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는 강원도와 동해시, 항만경제학회, 이철규 새누리당 의원(강원 동해·삼척)이 공동 주최했다.
항만경제학회 송계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강원권 항만은 북극해항로 및 대륙철도와 연계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입지해 있다는 장점을 배경으로 연구 분석을 열정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이제 북극해항로와 관련해 성과를 이룩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배진환 행정부시장이 대독한 환영사에서 “앞으로 아시아-유럽간 해상 컨테이너 화물의 70%가 북극항로를 이용할 거란 분석이 있다. 동해항이 북극항로 중심항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쇄빙선 모항 유치, 국제적 협력체계 구축 등 여러 가지 선결 과제들이 남아 있다”며 세미나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철규 의원은 “강원도와 동해시가 북극항로 활성화에 대비해 물류거점도시의 기반을 갖춰 나가야 한다”며 “지리적 이점과 함께 수도권 내륙으로 이어지는 육상화물운송망을 확충하고 항만 배후단지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 윤학배 차관은 축사를 통해 “북극해항로는 짧은 운송거리와 북극자원개발 등으로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얼음으로 갇혀 있는 북극해 항로의 가능성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강원도에서 북극해항로를 연계한 지역발전을 모색하는 건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북극해항로 2030년 연중 운항 기대
이날 세미나는 해수부 남재헌 항만정책과장의 기조발표와 러시아 극동해양항만기술연구소 운송개발부서장 미하일 홀로샤 박사, 동서대 국제물류학전공 한철환 교수, 해양수산개발원 김형태 선임연구원의 주제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남재헌 과장은 ‘신유라시아시대의 강원권 항만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북극항로의 이점과 우리나라의 운영 사례, 강원권 항만 육성전략을 소개했다.
북극해항로는 부산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잇는 해상항로를 기준으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노선에 비해 운항거리는 2만2000km에서 1만5000km로 32%, 운항일수는 40일에서 30일로 25% 줄어든다.
경제적 이용가능기간이 현재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밖에 안 된다는 건 큰 약점이다. 다만 빙하 해빙으로 2020년엔 6개월로 운항가능기간이 늘어나고 2030년엔 연중 이용이 가능하다는 전망에 따라 각국의 선점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남 과장은 북극해항로 활성화에 대비해 현재 진행 중인 동해항 3단계 개발사업을 적기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첫 삽을 뜬 동해항 3단계 개발 사업은 석탄부두 10만t급 1선석 등 총 7선석을 확충하는 내용으로 2020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1조6224억원의 국고가 투자되는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동해항은 하역능력 연간 1800만t을 확충하게 돼 한중러일 구간과 북극항로 경유 화물 유치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하일 홀로샤 박사는 러시아의 북극해 해상관광에 대해 발표했다. 북극해 탐험은 정원 300명 이하의 내빙선박을 통해 주로 이뤄지며 해빙기가 탑재된 선박을 이용하는 데 2주에 2만6000달러가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홀로샤 박사는 북극해항로 운항을 위해선 양질의 빙하 예상 데이터가 필수적이며 핵연료 해빙선의 안내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극해항로 경험이 풍부한 선원 확보와 북극해 지역을 관리하는 러시아 기관의 해양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서대 한철환 교수는 강원권 항만의 북극해항로 활용방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다.
한 교수는 동해항을 북방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선 북극해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광물자원의 수출입 거점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풍부한 부존자원인 철광석이나 석탄을 동해항으로 수입함으로써 자원 공급원 다양화와 조달가격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컨테이너운송 거점화를 위해선 노르웨이산 연어, 러시아산 킹크랩 수입, 아시아산 수산물의 유럽 수출, 한국산 자동차부품 수출 등의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삼척항은 가스공사가 2017년 완공 목표로 LNG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란 점에서 향후 북극해항로를 통해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항의 거점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속초항의 경우 북방크루즈관광거점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밖에 KMI 김형태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토크 자루비노 보스토치니 등에 도입 중인 자유항제도를 활용해 강원권항만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 이후엔 조진행 한라대 교수를 좌장으로 강원발전연구원 김재진 박사, 철도기술연구원 나희승 박사, 인하대 박영재 교수, 중국 옌볜대 윤승현 교수, 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본부장, 강원도청 최준석 항공해운기획단장이 북극해항로 선점 전략에 대해 종합토론을 벌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