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무너진 정기선업계 수급이 빠른 시일 내에 제자리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선박금융회의에서 선사들은 한진해운의 공백이 선복과잉을 줄이는 효과에 장기적으로는 정기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OOCL의 마이클 피츠제럴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우리는 예상치 못한 완전한 미지의 영역에 있다”며 “이전의 어느 선사도 한진해운 같은 규모의 물류 사태를 빚지 못했으며 해결책도 없지만 엉망의 상황은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항로에서 7%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공급 위기를 불러 일으켰고, 북미항로 해상운임은 단기간에 급등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한진해운 사태로 많은 선박들이 계선되고 해체될 가능성이 존재하면서 정기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60만TEU(20피트 컨테이너) 이상의 컨테이너 공급을 갖고 있었으며 법정관리로 40만TEU에 가까운 화물이 묶여 있다. NOL의 CFO는 “한진해운의 이런 상황은 화주들의 운송비에 모두 반영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화물을 수송하기 위해서는 화주들이 특정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의 탄 후아 주 컨설턴트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많은 사람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전 세계 정기선 업계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해운업 침체를 감안할 때 수요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데는 한진해운의 공백 그 이상이 필요하다”며 “한진해운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북미항로는 7%의 점유율로 공급망의 차질이 예상되지만 치명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한진해운의 전 세계 선복이 3%를 차지하고 있지만 컨테이너선 시장의 유휴선복이 약 5%임을 감안할 때 한진해운의 공백은 다른 선사들로 쉽게 대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탄 컨설턴트는 “9월부터 연말까지 인도될 컨테이너 신조 선박과 한진해운의 철회된 선박의 선복은 비슷하다”며 “한진해운의 전체 선복 3%를 쉽게 채울 수 있고, 이미 북미항로에서는 한진해운의 공백을 다른 선사들이 70% 가량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전통적인 성수기에 발생했지만 올해 부진했던 성수기 수요에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위기가 한 달 반 정도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파라이너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리먼브라더스 사태와는 다르며 몇 개월 후면 정기선업계는 다시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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