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후 원양항로 운임이 폭등하고 있다.
3분기 성수기에도 운임을 끌어올리지 못했던 원양항로 취항 선사들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호재를 맞았다. 현재 한국발 유럽과 미주 항로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100%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 선박이 입항 거부와 압류로 화물을 싣지 못하게 되자, 현대상선을 비롯해 외항선사로 화물이 대거 쏠리고 있다. 특히 아시아-북미항로에서 점유율이 높았던 한진해운의 공백이 발생하자 나머지 선사들로 선적예약이 몰려 선복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이 차고 넘치자 지지부진했던 해상운임인상(GRI)은 바로 시장에 적용돼 단번에 치고 올라갔다. 한국발-북미서안 평균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당(FEU)당 1700달러대에 형성되고 있다.
추석연휴 수요저조에 임시결항을 예상했던 선사들은 일제히 계획을 취소하고, 추가 운임인상에 나서고 있다. 유럽항로 취항 선사들은 15일부로 TEU당 300~500달러의 운임인상에 나선다. 추석연휴에 운임인상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대비한 임시결항 계획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항로 취항 선사 관계자는 "현재 한국발 유럽해상운임은 TEU당 1300달러까지 올라갔다"며 "추석 두번째 성수기 할증료를 적용하고, 연말까지 1500달러선의 운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적 선사들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때아닌 성수기를 맞은 것이다.
북미항로 취항 선사 관계자는 "12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화물이 나오기 시작하는 때에 한진해운의 빈자리로 일시적인 선북감축효과까지 생겨 운임인상에 성공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드류리는 전방위적인 해운침체에 유럽항로에서만 선사들이 900달러 이상의 운임은 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은 아시아-유럽항로 운임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선복과잉에 시름하던 원양항로에 한진해운의 빈자리는 때아닌 성수기효과를 불러와 외국적선사들의 배를 채우고 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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