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까지 세계 해운시장에서 치킨게임을 주도했던 덴마크 머스크라인이 올해 심각한 실적 하락을 겪었다. 물동량은 늘고 비용은 줄어드는 등 고무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운임이 급전직하로 떨어지면서 이익 폭도 적자를 간신히 면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4일 발표된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은 1~3월 세달 동안 매출액 49억7400만달러(약 5조7470억원) 영업이익(EBIT) 1600만달러(약 185억원), 당기순이익 3700만달러(약 430억원)를 각각 거뒀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20.5%,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7.8% 94.8% 급감했다. 머스크라인은 지난해 1분기에 매출액 62억5400만달러, 영업이익 7억3600만달러, 순이익 7억1400만달러를 거둔 바 있다.
실적 부진으로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지난해 9억7100만달러에서 올해 4200만달러로 95.7% 줄고 투하자본순이익률(ROIC)이 14.3%에서 0.7%로 곤두박질치는 등 재무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1년 전 두 자릿수(11.8%)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0.3%로 추락했다.
실적 악화는 운임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1분기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 평균운임은 지난해 2493달러에서 올해 1857달러로 25.5% 하락했다. 머스크라인은 아시아-유럽항로가 다른 항로에 비해 특히 심한 운임 하락 폭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운임을 제외한 영업지표는 긍정적인 모습을 띠었다. 물동량은 236만1000FEU를 기록, 1년 전의 220만7000FEU에서 7% 늘어났으며 FEU당 평균비용은 2449달러에서 2060달러로 15.9% 줄어들었다. t당 연료비는 358달러에서 178달러로 50.3% 떨어졌다.
3월 말 기준 머스크라인의 사선대는 지난해 273척 114만4000TEU에서 287척 184만8000TEU으로 늘어났다. 척수는 15척밖에 늘지 않았지만 선복량은 61.5% 급증했다. 용선대는 335척 178만5000TEU에서 318척 114만4000TEU로 35.9% 줄었다.
총 선복량은 지난해 292만9000TEU에서 올해 299만2000TEU로 2.2% 늘어났다.
머스크라인은 1분기 세계 해운 수요는 1%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전체 공급량은 7% 늘어났다고 운임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 2000만TEU 중 7%(140만TEU)가 계선(선박을 운항을 하지 않고 항구에 매어둠) 중이다.
또 41척 27만3000TEU의 신조선박이 시장에 인도됐으며 38척 13만8000TEU가 폐선됐다. 아울러 12척 12만2000TEU가 신조 발주되면서 총 발주량은 현존 컨테이너선대의 19%에 도달했다.
AP묄러-머스크그룹은 1분기에 매출액 85억3900만달러(약 9조8670억원) 영업이익 4억9000만달러(약 5660억원) 순이익 2억2400만달러(약 2590억원)을 각각 거뒀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19%,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3.1% 85.8%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05억4700만달러, 영업이익 18억2300만달러, 순이익 15억7200만달러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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