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동량 증가와 운임인상으로 회복을 보였던 북미항로가 중국 춘절 이후 한풀 꺾인 모습이다. 타항로에 비해 북미항로는 연휴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이 높은 수준이지만 전월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트레이드스타터스틱스(CTS)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북미항로의 물동량은 1640만TEU를 기록했다. 저유가로 북미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증가하면서 물동량은 전년 대비 5.9% 상승했다. 12월에는 140만TEU를 처리하며 전년 동월 대비 14.6%나 치솟았다.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1월 북미항로 소석률은 동안과 서안 모두 100%를 모두 채웠으며 지역에 따라 일부 화물은 선적이 연기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쏟아져 나오는 물량 강세에 선사들은 불과 몇 달 전까지 발목을 잡던 사상 최저운임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하지만 춘절 이후 선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발 미서안북부(PNW)는 80~90% 수준을, 서안남부(PSW)지역은 소석률 90~100%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순 이후 월말로 접어들면서 소석률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 춘절전 밀어내기 물량으로 2월 첫째주까지 소석률이 100%에 가까웠지만 2월 중순부터 다시 줄고 있다”며 “3월에도 지금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2월초까지 강세를 보이던 북미항로의 약세가 3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4월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다시 상황도 반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세를 보이던 수요가 살짝 줄자 연초 단번에 뛰어올랐던 해상운임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2월5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스팟)은 FEU당 1321달러로 전주대비 67달러 하락했다. 북미 동안 운임은 전주대비 125달러나 하락한 FEU당 2341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서안 운임 손익분기점은 TEU당 1400달러, 미동안은 TEU당 3000달러 정도다.
선사들이 2월1일부 북미서안과 동안에 시행한 40피트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GRI도 며칠 만에 흐지부지됐다. 1월 중순 공지했던 FEU당 600달러의 성수기할증료가 실패로 돌아간 데 이어 두 번째 운임인상도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운임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선사들은 3월1일부터 FEU당 600달러의 GRI를 시행한다. 4월 운임인상에 대한 공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5월 SC(운송계약)전까지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달 GRI를 시행할 계획이다.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은 매년 선사들에게 SC에서 수요 강세와 비용증가를 반영할 것을 권고하면서 선사들의 운임인상을 독려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3월 시황도 긍정적이지 않아 운임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사들은 SC전까지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4월 전후로 지속적인 운임인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반기 이후 북미항로는 선박 대형화가 이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5월 파나마운하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선사들은 대형선박을 북미항로에 배치할 계획이다. 물론 선박 대형화로 인한 서비스 통합 등 재편이 예상되나 공급은 지금보다 늘어 날 전망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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