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를 유지해오던 아시아-유럽항로에 갑작스러운 제동이 걸렸다. 경기 침체로 소비력이 줄어든 탓에 컨테이너 선사들은 선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컨테이너트레이드스타터스틱스(CTS)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유럽항로의 물동량은 전년 대비 3.7% 하락한 1480만TEU로 집계됐다. 2014년과 2013년의 7.2% 5.2% 성장률과 비교되는 수치다.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한 360만TEU를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유럽항로는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 전까지 유럽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매년 두 자릿수의 물동량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420만TEU를 처리했던 2011년과 비교해 불과 4.4% 늘어나는데 그쳐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유럽항로의 슬럼프는 전 세계 컨테이너 항로의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음을 반영한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1억4040만TEU로 전년 대비 0.8%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만 지난해 12월, 유럽항로의 물동량은 2.5% 상승한 140만TEU를 기록하며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 세계의 12월 컨테이너 물동량도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한 1220만TEU로 나타났다.
빈사 상태의 유럽항로와는 달리, 아시아-북미항로의 물동량은 1640만TEU까지 상승했다. 태평양항로는 저유가로 북미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증가하며 전년 대비 5.9% 상승한 1640만TEU를 기록했다. 12월에는 140만TEU를 처리하며 전년 동월 대비 14.6%나 치솟았다.
한편, 유럽항로는 물동량 침체와 함께 운임도 하락세를 걷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2월5일자 아시아-북유럽항로의 스폿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전주 대비 8% 하락한 431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발 지중해항로도 7% 하락한 454달러로 집계됐다.
선사들은 3월1일 운임인상(GRI)을 계획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GRI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앞서 유럽항로는 1월1일과 15일 GRI가 실패하며 운임 방어에 실패했다. IHS마리타임은 선복 감축에 실패한 것이 GRI를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북유럽항로에서 2개 서비스를 감축한 G6얼라이언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얼라이언스가 중국 춘절 기간 중 위클리 서비스를 전부 유지했다.
알파라이너는 선사들이 2월에 임시 결항 프로그램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달 북유럽항로에서는 18개의 서비스 결항이 예정돼 있다. 알파라이너는 “중국 춘절 이후 수요 하락이 불가피해지며 임시 결항이 재개되겠지만, 선복 삭감을 위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폿 운임은 향후 몇 주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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