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가 새해를 맞았지만 여전히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양항로가 운임인상과 중국발 수요증가로 들썩이고 있지만 한러항로는 물동량과 운임 모두 잠잠할 뿐이다.
성수기의 최고점인 12월 한러항로 물동량은 전혀 성수기를 체감할 수 없었다. 한러항로는 율리우스력으로 날짜를 따지는 러시아 정교회에서 크리스마스를 1월7일로 지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연말 특수가 다른 항로에 비해 한 달 정도 느리다.
보통 물동량이 10월말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에 최고점을 찍고 1월부터 비수기에 들어가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상황이 변했다. 2014년 말 찾아온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수출물량이 급감한 이후 1년 넘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월 현재 한러 취항 선사들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평년 수준의 30%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12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물동량은 주당 2700TEU선에 머물렀다. 새해에 접어들었지만 물동량은 더 나아지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4년 12월 한 달간 물동량은 주당 3000TEU로 지난달보다 살짝 더 높은 수준을 보인 바 있다.
한러항로에서 주당 3천TEU까지 물동량이 하락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였지만 한러항로는 그 물량으로 1년을 버텼다. 선사들은 매년 적용하던 동절기할증료(WSS)도 급격한 소석률 하락세에 꺼내지도 못했다. 1, 2월은 완연한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한러항로의 저운임 기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러항로 운임은 선사소유 컨테이너(COC) 기준 한국-블라디보스토크는 TEU당 725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00달러, 한국-보스토치니는 TEU당 600달러, FEU당 1000달러 수준을 기록했지만 선사들의 공격적인 운임 경쟁에 몇 개월째 반 토막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새해라고 해서 달라진 게 전혀 없다. 워낙 수출물량이 없었던 터라 설 명절 이후 증가를 예상하고는 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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