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머스크라인등 정기선사 5곳 담합 판정

러시아 당국이 주요 컨테이너선사의 기본운임인상(GRI)에 대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운임 공표행위를 러시아정부가 담합행위로 규정하면서 선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반독점청(FAS)은 지난달 25일 5곳의 컨테이너 선사가 경쟁 보호에 관한 연방법 제1항 제1조 11.1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반독점법 위반 대상에 오른 선사는 머스크라인, CMA CGM, 현대상선, OOCL, 에버그린 5곳이다. 이들 선사들은 각 사 홈페이지에 운임인상을 게재하는 식으로 가격담합을 꾀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과거 유럽위원회(EC)의 12개 주요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선사들에 대한 운임 담합 조사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FAS측은 선사들은 모두 경쟁관계에 있지만 5개의 선사들이 2012~2013년까지 극동/동남아시아-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 우스트루가)항로에서 운임인상(추가 운임)을 고착화시켜 금지된 담합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선사 중 한 곳이 홈페이지에 게재하면 다른 시장 참가자가 같은 폭으로 운임인상에 동조하는 방식으로 운임인상 담합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FAS는“이런 담합행위는 경쟁선사와의 사이에서 금지돼 있다. 이들은 시장의 20%를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고, 각 선사별로는 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FAS의 반(反)카르텔 담당 안드레이 테니스체프는 “러시아 국적선사가 컨테이너 선사 상위 50위 에 포함되지 않아 오로지 외국선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과 비용에 의존하고 있다”며 “선사들의 급격한 운임 변화는 국내 소비자에 대한 화물의 주요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FAS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 있는 선사들의 사무실을 불시 방문해 3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FAS는 담합행위 조사기간 동안 유럽위원회 및 중국의 경쟁 규제기관과 연락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FAS의 알렉산더 키네프 차장은 “우리는 이미 이번 사건을 마무리한 이후 일부 FAS 자료를 유럽과 중국 규제당국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FAS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머스크라인은 반독점법 위반혐의에 대해 담합행위는 없었다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머스크라인측은 “카르텔 행위의 증거가 없는데도 FAS는 러시아 경쟁법의 독특한 규정을 들어 선사들이 카르텔 담합행위를 구성하고 일방적인 운임을 발표해 이를 이용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20년 넘게 우리 업계가 직면한 거시경제 요인에 따라 GRI를 발표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정부당국과 고객들의 수요를 예측하고 운임을 게재해왔다. 일례로 중국은 규제사항으로 선사들에게 운임인상 30일 전에 계획한 GRI를 게재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버그린 또한 GRI에 대해 다른 선사들과 공모혐의를 부인했다. 에버그린측은 “GRI 공지의 의도는 GRI를 실행하기 전 협상을 위한 미래의 가격정책 프로그램으로써 화주에게 통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버그린은 결코 GRI를 알리기 위해 다른 선사와 접촉하지 않았다. 선사의 GRI는 선복 활용 전망과 비용 및 시장상황을 고려해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담합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며 러시아 법원에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상선측은 "GRI의 공지는 선사들이 담합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화주에게 운임을 미리 공지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라며 "러시아 법원에 제소해 위반행위가 없었음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CMA CGM은 언급을 회피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