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미항로는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모습이었다. 1, 2월은 비수기와 중국 춘절연휴를 앞두고 물동량 강세를 유지했으며 해상운임도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2월 중순에는 서부항만 노동 협약이 체결됐다. 협약 체결로 지난해 적체로 시달렸던 서부항만은 적체현상이 차츰 해소됐다.
4월 북미항로는 2015~2016년 SC(운송계약)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다소 주춤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4월10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은 서안노선이 40피트컨테이너(FEU)당 1932달러, 동안노선은 FEU당 4057달러를 기록했다. 북미동안 운임상승폭은 전월보다 약간 상승했지만 북미서안 운임은 2월 서부항만 노사협상이 잠정 합의를 이룬 이후 대폭 상승했다.
하지만 고공행진을 달리던 미 동안 운임은 속속 선사들이 신규 취항에 나서면서 급격히 하락했다. 미 동안항로에는 4월 CKYHE가 3천TEU급 선박 3척을 투입해 부산-콜론-사바나-찰스톤 주 1항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CMA CGM, 함부르크수드, UASC, 차이나쉬핑 네 선사가 4월말부터 42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투입해 동안 서비스를 확대했다. G6는 동계 기간 동안 잠시 운항을 중지했던 파나마 경유 노선을 5월부터 분리해 운항에 들어갔다.
서부항만적체는 5~6월까지 지속됐지만 LA, 롱비치, 오클랜드 등 항만들이 빠르게 정상화 됐다. 외항에 대기 중인 선박 척수도 크게 감소했다. 7월 북미항로는 물동량 약세에 운임하락까지 겹치며 ‘이중고’에 처했다. 한국발보다는 중국발 수출물량 약세로 선박의 소석률이 내려가면서 전반적인 운임하락세가 이어졌다. 서안항로는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1천달러 초반에서 등락을 보이며 좀처럼 회복을 보이지 못했다.
선사들은 8월초 FEU당 40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도입으로 해상운임을 끌어올렸지만 물동량 약세로 매주 운임은 뒷걸음질 치며 월말 다시 인상 전으로 회귀했다. 선사들은 지속적인 GRI를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9월초 FEU당 600달러의 GRI를 통해 해상운임을 끌어올린 이후 10월1일에도 서안과 동안에 600달러의 운임을 인상키로 했지만 실패했다.
4분기 들어서도 운임인상은 쉽지 않았다. 10월15일부로 적용하기로 한 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은 2분의1 가량 시장에 적용할 수 있었지만 12월1일 서안과 동안에 각각 FEU당 600달러의 GRI는 적용하지 못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2월11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스팟)은 FEU당 전주대비 75달러 하락한 816달러를 기록했다. 미동안항로도 전주 대비 119달러 하락한 1506달러를 기록하며 북미항로 운임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선사들은 1월에도 1천달러에 가까운 운임인상에 박차를 가하며 운임하락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북미항로는 유럽항로의 초대형선 투입으로 북미항로로 캐스케이딩(전환배치)이 일어나면서 북미항로 선복량 역시 증가해 운임 상승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12월26일 CMA CGM의 1만8천TEU급 선박이 북미항로에 시범운항하면서 북미항로의 선박 대형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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