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한러항로는 2014년 10월 들이닥쳤던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러시아향 수출물량이 급감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물동량이 성수기대비 절반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1~2월에도 수출물량은 주당 3000TEU(20피트 컨테이너) 수준에 머물며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 선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3월은 2월보다 상황이 더 악화됐다. 러시아 현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물량 감소에 중국 춘절 연휴 이후 물동량은 더욱 감소했다. 4월 한국-극동러시아 물동량은 주당 2700TEU를 기록했다. 주당 2200TEU에 그쳤던 3월에 비하면 대폭 늘었지만 주당 5400TEU를 처리하던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에 불과했다.
한러항로는 전통적으로 5~6월 물동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10~11월 고점을 찍지만 5~6월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국-극동러시아 물동량은 주당 3000TEU를 기록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분기 극동러시아의 대한국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61.3% 감소한 2억1696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등을 대표도시로 둔 연해주지역의 대한국 수입은 1억2836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72% 감소했다.
물동량 하락에도 운임변화가 없던 한러항로는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출혈경쟁이 시작됐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러항로 운임은 선사소유 컨테이너(COC) 기준 한국-블라디보스토크는 TEU당 725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00달러, 한국-보스토치니는 TEU당 600달러, FEU당 1000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선사들의 공격적인 운임 경쟁으로 현재 운임은 2분의1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9월 한국-극동러시아 물동량은 주당 2700TEU 수준을 기록해 전년동월 주당 6천TEU를 처리하던 때와 비교하면 반도 안 되는 수준이 지속됐다. 4분기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0월부터 12월까지 물동량은 주당 2700TEU선에 머물렀다. 선사들은 매년 적용하던 동절기할증료(WSS)도 급격한 소석률 하락세에 꺼내지도 못했다. 선사들은 소석률 30% 수준으로 버티고 있지만 1, 2월은 완연한 비수기에 들어서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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