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6일(현지시각) 워싱턴DC 본부에서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 인상했다.
코트라는 미국, 중국, 브라질 등 주요 16개국을 대상으로 미국 금리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긴급 점검하고,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환율급등으로 신흥국의 수입 수요가 위축되면서 신흥국에 대한 우리 수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흥국 수입수요 위축 우려
미국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의 자본이탈이 가속화할 경우, 금융시장 불안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신흥국의 수입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현지 바이어들의 수입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미 신흥국에서는 환율급등으로 주문을 취소 또는 연기하거나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바이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이러한 사례들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국가별) 자료 = 코트라
신흥국 중 브라질, 러시아, 콜롬비아, 남아공 등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대부분 달러화로 거래되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추가 하락하면서, 이들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과 경기부진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10월 동안 브라질로의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4% 감소하였으며 러시아(△56.0%), 콜롬비아(△27.1%), 남아공(△15.0%)에 대한 수출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신흥시장 수출은 대체로 부정적 영향을 받겠지만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주력시장 수출에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경우,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바이어들의 구매력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금융비용 증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 구매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반대로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과 유럽은 통화가치 약세에 힘입어 수출과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등 자국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우리 수출여건도 한층 개선되겠지만 해외시장에서 우리 제품과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3조 4,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고 금융시장의 개방도도 낮아 미국 금리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금리인상에 대응하여 기존 달러화에 연동하였던 환율관리 방식을 13개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는 등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고 있어,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장수영 통상전략팀장은 “미국 금리인상의 여파로 우리 수출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일본, 유럽,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 금리인상의 영향이 크지 않은 기회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어떠한 시장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력, 브랜드 이미지 등 우리 제품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