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지역의 물류 흐름을 뚫기 위해서는 철도 현대화 사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 극동해양항만기술연구소(FEMRI) 미하일 콜로샤 교통개발부장은 11일 여의도 수은 본점에서 열린 ‘제1차 동북아인프라개발협력포럼’에서 “극동 해양·항만 인프라 개발협력을 위해 나진-하산 구간 등의 철도 현대화 사업이 핵심 선결과제”며 이 같이 말했다.
콜로샤 부장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연결을 위해 현재 3차 시범사업을 마친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가시화와 함께 극동지역의 철도·항만·도로·물류거점 개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동북아 교통물류 인프라 개발 구상의 핵심 사업으로 중국 동북지역, 북한의 나진선봉, 러시아 극동항만의 활성화를 위해 나진-하산-자루비노-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 구간의 ‘철도 복선화 및 고속화’가 핵심 선결과제라고 덧붙였다.
콜로샤 부장이 제안한 ‘동북아 교통물류 인프라 개발 구상’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하에 추진되는 동북 지역의 차항출해(借港出海, 항만을 빌려 동해로 진출) 전략을 아우르는 거대 구상으로 평가된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한국수출입은행도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FEMRI와 공동 주최한 ‘극동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한-러 협력방안’ 세미나에서 ‘나진-블로디보스토크 구간 철도 현대화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한 바 있다.
이번 포럼은 지난 9월 수은-FEMRI 간 체결한 ‘물류 인프라 개발사업 발굴 및 연구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철도·도로·항만 등 물류 인프라 개발사업 발굴을 통한 한국기업의 극동러시아 진출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이와 더불어 수은이 적극 모색하고 있는 동북아 개발협력 구상을 촉진하고, 한국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과 연계해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모색됐다.
이덕훈 수은 행장은 “이번 포럼은 러시아 극동 지역 인프라 개발과 관련한 한-러 협력사업 발굴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 진출의 교두보인 극동지역의 교통물류 인프라 개발에 한국 기업이 참여함으로써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현에 민관이 협력하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실질적인 사업 제안이 가능한 러시아 측 유관기관과 제안 사업을 검토하고 실제로 참여가 가능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한국해양보증보험, LS네트웍스, LG상사, 포스코, CJ대한통운 등 국내 인프라 관련기업의 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문경연 수은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수은의 요청에 따라 이번 구상의 현실화를 위해 한국 기업이 참여 가능한 구간별, 분야별 사업을 러측이 구체적인 리스트로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대륙진출 거점인 극동지역의 교통물류 인프라 개발 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FEMRI(Far-Eastern Marine Research, Design and Technology Institute)는 1926년 설립된 러시아 최대 규모의 해운·교통연구기관으로, 극동지역의 사업시설 건설 및 개보수 관련 연구와 해양인프라 개발연구, 교통인프라 설계, 현대화 연구 등에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동북아 교통 물류 인프라 연결 구상>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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