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의 해상운임이 결국 바닥까지 내려왔다. 11월초 선사들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시행했다. 반짝 올라갔던 해상운임은 며칠 만에 다시 꼬꾸라지며 사상 최저 운임수준에까지 내려갔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1월13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스팟)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전주대비 93달러 하락한 1009달러를 기록했다. 서안항로는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1천달러 초반에서 등락을 보이며 좀처럼 회복을 보이지 못했고 미동안항로도 전주 대비 181달러 하락한 1834달러를 기록하며 2천달러대선이 붕괴됐다.
2천달러대 밑으로 운임이 하락한 것은 2011년이후 처음이다. 미동안은 4월부터 CKYHE와 O3 등 얼라이언스들이 대형 선박을 투입하고 신규 취항으로 선복이 늘어나면서 운임하락을 부추겼다.
업계에 따르면 미서안 운임 손익분기점은 TEU당 1400달러, 미동안은 TEU당 3000달러정도다. 유가하락으로 선사들의 상황이 유리해진 점을 따져도 현재의 운임은 손익분기점에 한참을 못 미치는 수준이고 미동안은 손익은커녕 앉은 자리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선사들은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12월1일 서안과 동안에 각각 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하반기에 진입하면서 매월 꾸준히 GRI를 시행하고 있지만 운임인상 효과는 단기간에 그쳐왔다. 선사들은 강력히 운임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지만 비수기에 진입한 북미항로에서 내달 GRI 인상 효과가 오래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발 수출물량이 감소하면서 해상운임이 크게 내려갔다”며 “비수기에 운임인상이 어렵지만 선사들이 윈터프로그램을 시행하면 12월에 오히려 운임을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운임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한국발 수출물량은 전월대비 살짝 늘었다. 소석률은 선사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11월 중순 현재 한국발 미서안북부(PNW)와 서안남부(PSW)지역 취항 선박의 소석률은 90%를 채우고 있으며 동안도 90% 이상의 소석률을 보이고 있다.
비수기 접어들면서 선사들이 임시결항을 통해 선복을 줄이면서 오히려 소석률은 전월보다 높았다. G6는 10월부터 11월까지 윈터프로그램을 가동해 선복 감축에 나서고 있다. 다른 선사들도 추가적으로 임시결항을 통해 비수기 대비에 나설 예정이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12월 중순부터 1월초까지 미국과 중남미 지역의 휴가가 시작되고 그 기간에는 화물인도가 되지 않아 11월말 선적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12월 중순 이후 선사들의 선복감축에 더불어 11월 수출되지 못한 화물이 쏠리면서 오히려 12월은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미항로는 유럽항로의 초대형선 투입으로 북미항로로 캐스케이딩(전환배치)이 일어나면서 북미항로 선복량 역시 증가해 운임 상승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