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운임인상(GRI)을 통해 반등을 노렸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운임 끌어올리기를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취항선사들은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GRI를 실시하기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선사들은 지난달 시도했다 유야무야된 GRI를 9월에 실시해 운임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협의협정(AADA)은 9월1일부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GRI를 실시한다. 하지만 세 달 연속 시도되는 GRI에 대해 적용여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GRI 실시가 어려운 원인으로는 선복량의 급증이 꼽힌다. 유럽과 북미항로에 1만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이 잇따라 투입되면서 호주항로로 5000~6000TEU급 선박들이 케스캐이딩(전환배치)됐기 때문이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지난 한 해 선복량이 급증한 것이 현재 중국발 노선의 침체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선복 확대로 호주항로의 수출운임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TEU당 평균 800~9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8월14일자 상하이발 오스트레일리아·호주노선의 운임은 TEU당 317달러로 일주일 전인 8월7일 TEU당 348달러보다 31달러 하락했다. 지난 5월 400달러대 붕괴 이후 좀처럼 오름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한국발에 비해 중국발 수출운임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GRI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호주로 수출되는 품목은 전자제품, 타이어, 페이퍼, 석유화학제품(레진), 철강, 자동차 부품 등이다. 통상적으로 호주항로는 월별 물동량이 다른 항로에 비해 들쑥날쑥한 편이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전자제품과 타이어가 우리나라에서 호주로 주로 수출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이 품목을 중심으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비수기 프로그램 시행으로 호주항로 취항선사들은 어느 정도 선복 감축효과를 봤다. 하지만 올해 7월 중순을 끝으로 비수기 프로그램은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다. 화주에게 불안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AADA에 속한 선사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선사들이 자체적으로 블랭크 세일링(임시 휴항)을 통해 선복조절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ADA가 집계한 7월 한국발 호주항로의 물동량은 5650TEU로 전달 6050TEU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올해 1~7월까지 아시아-호주항로의 물동량은 지난해에 비해 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 관계자는 “월별 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항차가 줄며 물량 감소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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