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의 7월 수출물량 수준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한러항로는 하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6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물동량은 주당 3000TEU(20피트컨테이너)를 기록했다. 시기상 성수기에 속하는 7월 중순까지도 전월과 비슷한 물동량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작년 7월 주당 6천TEU를 처리하던 한러항로는 현재 반토막 수준을 처리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러시아는 여전히 회복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8월 휴가시즌이 시작돼도 한러항로는 영향이 거의 없어 물량감소가 없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인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동량 하락에도 운임변화가 없던 한러항로는 최근 출혈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불과 한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한러항로 운임은 선사소유 컨테이너(COC) 기준 한국-블라디보스토크는 TEU당 725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00달러, 한국-보스토치니는 TEU당 600달러, FEU당 1000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7월 현재 운임수준은 일부 선사가 선복을 채우기 위해 공격적인 운임을 내걸면서 2분의1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한러 수출물량은 지난해 10월 이후 급격히 줄어 7개월 이상 물동량 가뭄이 지속됐고, 몇 개월째 배에 실을 화물이 없자 선사들은 운임경쟁에 돌입하며 물량 가져오기에 나선것이다. 시장운임은 금새 공격적인 운임에 맞춰 끌려내려갔고, 운임 하락세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공격적인 운임에 따라 맞추지 않으면 소석률이 바로바로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높은 운임수준을 유지하던 선사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현재 루블화는 이란핵협상 타결로 국제유가가 내려가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루블환율 수준이 어느 정도 회복되더라도 예전과 같은 수입 확대는 당분간 나타나기 어려워 한번 시작된 선사들의 출혈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트라에 따르면 대러시아 경제제재 및 루블 약세 등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줄면서 러시아 북서관구의 2014년 물동량은 전년 대비 수출은 9%, 수입은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북서관구 수입액의 5% 정도를 차지하는 주요 교역국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자동차 공장 및 부품협력단지 관련 부품 및 원자재, 기계류 수입액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대러 수출물량은 감소했지만 북서관구지역은 특히 오는 9월 개장예정인 ‘브론카’ 항 개발로 자동차산업 2차, 3차 협력업체 진출 등에 따라 기계 및 부품류 수출이 지속될 전망이다. 브론카항은 8억7400만달러의 민간투자와 3억1800만달러의 정부투자로 건설되는 민관합작 프로젝트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서부 환상도로와 인접해 크론슈타트 소재 모비딕항 물량의 대부분을 수용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총 3단계로 RO-RO선 터미널, 컨테이너 터미널, 물류센터 등을 구비하고 연간 30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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