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공식 출범한다. 2013년 중국이 창설제안을 한 이후 2년 만이다. AIIB의 설립목적은 아시아지역 내에 경제성이 있는 인프라 투자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골자로 하고 있다.
AIIB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한국형 신 실크로드 전략수립을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인도, 러시아, 독일에 이어 지분율이 높은 우리나라에게 AIIB 출범은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는 7월21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AIIB 출범과 아시아 항만 인프라시장 진출 활성화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AIIB의 역할과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AIIB 활용방안, 우리 기업의 아시아 인프라 시장진출 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우리나라 민간기업 참여율 높여야
AIIB 출범 초기 우리나라가 항만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해운항만 전문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찬영 본부장은 아시아지역의 항만 인프라 시장진출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수립 및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전 본부장은 다자개발은행(MDB)에 우리 해운항만업계를 대변, 홍보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밝히며, 우리나라의 많은 해운항만전문가가 AIIB 등 국제기구에서 활동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ADB(아시아개발은행), WD(월드뱅크), IDB(미주개발은행) 등 MDB(다자개발은행)에 해운항만물류 분야 전문가 파견인력이 부족하다보니 항만관련사업 발굴 및 수주 등 기회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전 본부장은 “한국의 ADB 지분율을 고려할 때 약 150여명이 항만관련사업 국제기구에 진출해야 하지만, 실질적인 인력은 50여명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비사업부에서 나가고 있어 항만관련사업을 수주하는 데 있어 물류전문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아시아 저개발국가의 항만수요 급증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해운항만전문가 파견인력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MI 전찬영 본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AIIB는 상업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민간투자 방식을 지향한 우리나라에게 유리하다.”
전 본부장은 AIIB 조달사업에 대한 국내금융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ADB와의 경쟁을 통해 사업발주와 대출규모 확대, 대출조건을 완화해야한다고 밝혔다. 사업수익성을 향상시켜 민간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한다는 것이 전 본부장의 설명이다. 전 본부장은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코리안패키지(가칭)와 매칭펀드를 조성해 해외사업에 대한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참여의지를 북돋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AIIB 출범은 아시아에 큰 활력소”
AIIB 출범이 중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에 가져다 줄 이점은 얼마나 될까. 중국 북경대학교 딩 도우 교수는 중국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과 AIIB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방향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딩 교수는 먼저 AIIB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딩 교수는 “현재 시중은행이 인프라에 투자할 경우 리스크가 높을 뿐만 아니라 투자주기가 길고 이윤이 낮다”며 “일대일로의 전략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AIIB는 꼭 필요한 기관”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AIIB 출범을 통해 많은 자금이 아시아로 몰려 인프라에 투자될 것이며 이는 곧 아시아 경제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IB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대항하고자 중국의 주도로 설립됐다. AIIB의 투명성 확보와 관련해 딩 교수는 “미국금융 헤게모니에 대한 도전, 전략적인 논쟁, 지정학적인 저항이나 투쟁, 논쟁에 있어 우리는 앞으로 많은 부분에 주목을 해야한다”며 “AIIB가 투명성을 마련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며, 많은 부분을 개선할 것”이리고 밝혔다.
AIIB 출범이 한국과 중국을 잇는 열차페리 실현을 가능케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 항만과 중국 롄윈강을 이어 유럽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AIIB의 창설 멤버이며, 투자부분에서 의결권을 가지고 있어 한국의 참여비율이 높다는 게 딩 교수의 설명이다. 딩 교수는 “롄윈강에서는 이미 유럽에 화물을 운송하고 있고 일대일로 사업에도 포함돼 있는 등 해외연계항만으로 중요한 거점”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AIIB 출범을 통한 중국의 항만개발에 주목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지만수 연구원은 중국의 자체항만보다, 중국 항만확충이 타깃으로 삼는 물동량의 도착항이 어디가 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톈진, 칭다오,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기존 항만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이 제시한 중국 개발계획에 따르면 중국 동부연해에 항만, 공항 등 다수의 경제 시범지역이 건설될 예정이다. 지 연구원은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전반적으로 촉발되고 있고, 개발도상국에서 경제성장이 나타나고 있는데 인프라가 아닌 경제적 수요가 나타날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바탕으로 新 시장 개척방안 및 한국형 해양실크로드 구축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는 국내 항만관련 전문가 및 업체, 금융관계자와 중국, 캄보디아, 파키스탄 등 아시아 각국 전문가 및 정부 인프라 개발담당자 등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AIIB출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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