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무할 것으로 전망됐던 해양플랜트 수주가 불과 며칠을 남겨두고 낭보를 전해왔다. 첫 스타트를 끊은 조선사는 삼성중공업이었다. 삼성중공업은 6월29~30일 이틀 연속 해양플랜트 일감을 확보하며 올해 수주목표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상반기에 2건에 그쳤던 해양플랜트는 올해 하반기 더 많은 수주소식이 타전될 예정이다. 남은 해양플랜트 일감을 확보할 조선소는 어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반기 최대 5건 해양플랜트 발주 예정
국내 조선사들 중에서 올해 처음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소식을 전한 곳은 삼성중공업이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의 수주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스타토일로부터 1조1786억원 규모 해상플랫폼 2기를 지난달 29일 수주한 데 이어 30일 오일메이저인 셸(Shell)로부터 FLNG(부유식 LNG생산설비) 3척을 5조2724억원(약 47억달러)에 수주했다.
해양플랜트 수주를 통해 58억달러를 채운 삼성중공업은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중 유일하게 목표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수주를 통해 20%에도 못 미쳤던 목표 달성률은 58%로 껑충 뛰었다. 상선보다 고부가가치인 해양플랜트로 인해 수주액이 크게 뛴 것이다.
남은 하반기에 오일메이저들은 최대 5건의 굵직한 해양플랜트를 발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업계에서 전망하는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는 유럽 최대 정유사 셸이 발주하는 40억달러 규모의 ‘봉가 FPSO’, 이탈리아 ENI가 발주처인 25~30억달러 규모 ‘모잠비크 FLNG’, 약 10억달러인 태국 ‘우본 플랫폼’ 등 3개다. 이밖에 페트로나스가 발주하는 카사와리 프로젝트도 물망에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수주가 유력한 곳으로 국내 조선 ‘빅3’를 점치고 있다. 오일메이저들이 올해 중으로 발주를 하느냐 마느냐의 차이다. 올해 선주와 조선사간 수주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내년 안으로 발주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남은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는 조선사가 어디일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하반기에 해양플랜트를 얼마나 수주하느냐에 따라 조선사들의 목표 달성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수주가뭄을 완전히 해갈할 수는 없겠지만 상선과 해양플랜트를 동시에 수주한다면 목표 달성에는 어느 정도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리스 경제위기 등으로 상선 발주의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며 해양플랜트 발주가 얼마나 이뤄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의 신조·개조시장은 100억달러를 밑돌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유가하락의 여파로 향후 2년간은 FPSO 시장 역시 타격이 불가피해 신조·개조시장은 86억5천만달러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FPSO는 해저 석유광구 개발에 가장 경쟁력을 갖춘 해양플랜트로 간주되고 있다. 환경조건이 좋지 않고 파이프라인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 경쟁력이 높은데, 특히 심해 또는 극심해 지역으로 광구가 확대됨에 따라 FPSO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FPSO가 가장 많이 운용되고 있는 지역은 아프리카다. KMI에 따르면 전세계에 총 186척의 FPSO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중 아프리카는 42척, 중남미 34척, 유럽 27척, 동남아 21척, 오세아니아 20척, 동아시아(중국) 18척 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 또다른 형태의 해양플랜트인 리그(Rig) 운용률은 58.1%로 전월의 60.7% 대비 2.6포인트 감소했다. 리그란 석유나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반잠수식 시추 구조물이며 고정식이다. 지역별로는 북해(83.3%), 브라질(74.1%), 페르시아만(71%), 멕시코(60.2%)에서 높은 운용률을 보이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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