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항로의 물동량 부진과 운임약세가 4월에 이어 5월에도 지속되며 선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5월 한국발 북유럽지역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중국발 수출화물이 예상보다 밑돌면서 80~90% 수준을 보이고 있다. 4~5월 들어 늘어야 할 수출물량이 기대보다 낮자 구주항로 취항 선사들은 참담한 심정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지난 5월8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 항로 운임(스팟)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전주 대비 518달러 상승한 861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4월30일 운임은 TEU당 343달러로 2011년 최저치를 깨고 2008년 글로벌 위기로 인한 해운시장 침체기와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지중해항로는 TEU당 1003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684달러에서 319달러 반등했다. 구주항로는 상반기 내리 떨어진 해상운임이 바닥을 치고 오른 모습이다. 운임표상으로는 운임이 대폭 상승했지만 실제 운임수준은 크게 반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선사 관계자는 “5월 가이드 운임은 4월보다 대폭 올랐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오른 수준이 아니다”라며 “선사들이 운임인상을 적용해도 물동량이 뒷받침 되지 않아 운임은 다시 무너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아시아-북유럽항로 운임은 지난 1월23일 TEU당 1256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다 4월 들어서는 TEU당 5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선사들은 매달 운임인상(GRI)을 공지했지만 물동량 약세에 GRI는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4월1일부로 적용키로 한 900~950달러의 GRI는 5월로 연기됐고, 이마저도 선사들은 눈치를 보다 5월 둘째주에 접어 들어서야 인상분의 50% 수준을 시장에 적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운임은 또 다시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실정이다.
구주항로 해상운임이 바닥에 머물러 있는 이유 중 중국발 수출물량 감소가 차지하는 부분이 가장 크지만, 북유럽 노선에서 일정부분을 차지하던 러시아향 수출화물이 대폭 감소하면서 소석률이 낮아진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과거 2~3곳에 불과하던 얼라이언스가 2개 선사 3개 선사씩 쪼개져 여러 개의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면서 선복조절이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선사들은 물동량 감소로 인한 운임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들이 일시적으로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통한 선복조절에 나서며 운임을 끌어올린 바 있다. 올해도 선사들은 선복조절에 나섰지만 일부 선사들이 빠지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6월1일에도 선사들은 TEU당 900~1000달러의 GRI를 계획 중이지만 중국발 수출물량이 제몫을 해주지 않는 이상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GRI는 현재 운임수준에서 올리기 위한 목적보다 더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을 막는데 있다”며 “6월도 운임인상이 예정돼 있지만 물동량이 받쳐주지 않아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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