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KSS해운 고문이 13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익공유제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
KSS해운이 이익금에서 임직원들의 성과급을 주는 이익공유제(Profit Sharing)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KSS해운은 13일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창립자이자 최대주주(27.1%)인 박종규 고문의 제안으로 상정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임직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내용의 이익공유제 도입 안건을 참석 주주들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박종규 고문은 첫 안건으로 이익공유제 규정 제정을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박 고문은 “구라파나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이미 다 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중소기업 20%가 도입한 제도”라며 “회사에 공헌한 사람은 주주나 임직원 가리지 않고 누구나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제도의 기본 개념이며, 회사가 손실을 입어서 배당이 없으면 임직원들이 가져가는 상여금도 한 푼도 없다”고 이익공유제를 설명했다.
그는 “이 제도는 회사 경영에서 임직원들의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제고하는 한편 회계를 투명하게 해 투명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며 “누군가 이권에 결탁하면 다른 직원들의 이권(상여금)을 빼앗아가는 것이기에 비자금이란 말 자체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SS해운은 이익공유제의 성과급 지급률을 영업이익이 10억원 늘어날 때마다 일정폭만큼 가산되도록 정했다. 지급률 폭은 영업이익 전체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육상직원은 ▲50억원 이하일 경우 20% ▲50억~100억원은 10% ▲100억~150억원은 20% ▲150억원을 넘어서면 10%씩 지급률이 가산된다. 영업이익이 50억원이면 100%, 100억원이면 150%, 150억원이면 250%의 성과급이 지급되는 셈이다.
해상직원의 성과급은 50억원 이하일 땐 30%, 50억~150억원은 20%, 150억원 초과는 10%의 비율로 추가 지급된다. 50억원이면 150%, 150억원이면 350%의 성과급을 받는 구조다.
영업손실이 발생할 경우 성과급은 0이다.
KSS해운은 이익공유금의 집행과 운영, 비율조정권한은 이사회에 일임했다. 아울러 전체 임금(이익공유금 포함) 대비 이익공유금 비율은 30% 이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202억원 당기순이익 210억원을 달성한 KSS해운은 이익공유제 도입으로 300%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회사는 매년 임직원에게 지급하던 600%의 상여금 중 400%를 지난해 12월 기본급에 포함시켰으며 나머지 200%는 임직원의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이익공유제로 전환한 바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제도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장두찬 전 KSS해운 회장은 주총에서 제도 도입 찬성을 전제로 “올해 영업이익 200여억원은 매출액 1300억원 대비 15%에 이르지만 향후 회사가 성장해 매출액이 5000억원까지 증가하게 되면 그 비율은 4%밖에 되지 않는다”며 “매출액 증가에 따라 (이익공유금 산정비율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게 좋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이모 주주는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설비 투자규모에 따라 이익 규모가 결정되는 등 직원의 노력과 상관없이 제도가 굴러갈 수 있는 만큼 정교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한 주주는 “이익공유제도가 세금을 다 낸 뒤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기에 (이익공유금이)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아 주주 입장에선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종규 고문은 일부 주주들 지적에 대해 “국내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제도라 참고할 사례가 없다”며 “일단 도입한 뒤에 비율 조정 등은 추후 연구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익공유금이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최근 채택한 국제회계기준은 이익공유금을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장두찬 고문도 “해운업은 비록 일몰제이지만 톤세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이익공유제의) 이중과세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SS해운은 이날 주총에서 이사와 감사 보수한도액을 각각 9억원과 2억원으로 정했다.
또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해 자사주 3만7272주를 처분키로 결정했다. 처분금액은 5억1천여만원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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