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출범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해운보증기구가 곧 정식으로 부산에서 뿌리를 내리게 됐다.
부산은 지난 몇 년 간 불어 닥친 불황의 여파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오고 있다. 특히 해운업은 국가 수출입의 98%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기간산업 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아쉬워 그 어려움이 매년 가중돼 갔다. 상대적으로 해외의 많은 국가는 자국 해운산업 지원에 아낌없는 노력을 경주해 세계적인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 없이 해운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불황타개 및 해운산업 선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되어 왔던 해운보증기구가 빠르면 이달 중에 부산에서 정식 출범할 예정이라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해운보증기구는 해운업 등 경기민간업종의 프로젝트 관련 ‘자산의 담보가치(LTV)’ 또는 ‘현금흐름’ 등을 토대로 프로젝트 발주자금 등을 지원하는 곳으로서 후순위채에 대한 보증을 주면서 선박의 구매·관리·운용 등 선박은행 운영 지원 기능도 수행한다.
이러한 해양금융의 한 축을 담당할 해운보증기구의 출범으로 그동안 경기악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해운항만산업계에 큰 활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예비허가를 받고 부산에 해운보증기구를 설립했다. 상호는 ‘한국해양보증㈜’로 3월 보험업 본 허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최재홍 부행장이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게 됐다.
최재홍 대표이사는 산업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을 역임 후 한국해운보증 설립 추진단장으로 선임돼 설립에 큰 활약을 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보험업법상 주식회사의 형태를 띠게 되는 한국해양보증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300억원씩 투입해 총 자본금 600억원으로 출발하며, 올 1분기 내 정부예산 500억원을 지원받게 되면 전체 자본금은 1천1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특히 지난달 16일에는 한국선주협회가 한국해양보증에 최소 100억원 이상을 직접 출자할 계획을 밝혀 해운업계에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해운보증기구는 지난해 국회 예산안이 통과함에 따라 500억원을 확보했고, 이어 개최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이사회 결의로 본격적으로 시장에 참여 선언을 한 후 지난달 24일 금융위로부터 보험업 예비허가 인가를 받고 법인설립 등기를 마쳐 설립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에서 한국해양보증 설립방안을 발표할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 2700억원, 민간 2800억원 투자로 총 5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려 했지만 민간 출자자 확정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한국해양보증 출범에 어려움이 있어 해양수산부는 민간 출자금 2800억원을 5년간 분할 출자하도록 요청하기도 한 전례도 있기에 이번 법인 설립이 더 뜻깊게 느껴진다.
이처럼 설립에 급물살을 탄 한국해양보증은 조만간 부산 문현동 소재 BIFC(부산국제금융센터)에 입주를 실시하고 프로그램개발 및 인력채용 등의 업무 준비 절차를 마쳐 오는 상반기 중에는 본격 가동을 목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해운항만물류업이 지역의 중심산업인 부산은 타 어느 도시보다 이번 해운보증기구의 출범에 반갑기만 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해운업계의 미래를 책임질 해운보증기구의 부산 설립에 많은 시민들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부산이 명실상부한 해운금융의 중심도시가 되기 위해 정부 및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고 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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