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동아시아에 무역자유화 바람이 불면서 역내 국가간 무역이 증가하고 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 중인 동아시아 16개국간 역내무역비중은 2011년 기준 44.5%에 달해 EU (62.6%) 보다는 낮지만 NAFTA(38.9%) 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동아시아 무역, 중간재 위주, 낮은 내향성 극복 필요’보고서를 통해 RCEP 협상에 참가중인 동아시아 16개국간의 무역 규모는 11년만에 3.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0년 RCEP 국가간 무역규모는 1조1310억달러에서 2011년 4조1750억달러로 급성장했다. 역내무역비중 역시 같은 기간 39.7%에서 44.5%로 증가했다. 동아시아 역내무역의 성장세는 EU나 NAFTA 보다 월등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역내무역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역내국 무역의 내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역내무역의 내향성 수준 파악을 위해 역내무역집중도지수와 지역무역내향성지수를 분석한 결과 두 지수 모두 동아시아가 역내무역이 EU나 NAFTA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동아시아에서 무역규모가 가장 큰 중국의 역내무역비중(32.8%)이 낮아 지역무역의 역내집중도나 내향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역내무역의 또다른 한계점은 중간재 비중은 높은 반면, 최종재 비중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2011년 동아시아 역내무역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6.9%로 EU (52.4%), NAFTA(46.8%)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최종재의 비중(28.2%)은 EU(41.2%), NAFTA(36.2%)에 비해 크게 낮다.
보고서는 이같은 무역구조의 한계로 인해 동아시아 경제가 외풍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세계적 경기침체(global recession)로 선진국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자, 이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그 이상의 된서리를 맞은 바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향후 동아시아 지역에서 RCEP, TPP, 한중일 FTA 등 다자간 FTA 협상이 추진 중이어서 무역자유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동아시아의 무역자유화 흐름과 역내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아시아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 개발 및 진출전략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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