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엔저가 시작된 이후에도 감소세가 지속되던 일본의 수출물량이 올해 7월부터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엔달러 환율 상승의 효과가 가시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특히 우리와 수출 경합관계에 있는 일본의 승용차, 반도체, 화학제품 등의 수출물량이 7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일본 제품과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엔화 평가절하 후 엔화기준 수출은 5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4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에 그쳤으나 5월 10.1%, 7월 12.2% 증가한데 이어 8월에는 14.6% 증가했다.
한편 달러기준 수출단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은 감소세가 지속돼 달러기준 수출 증가율도 감소세를 유지했으나, 최근 수출물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그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와 경합관계에 있는 승용차, 반도체, 화학제품 등의 수출물량이 7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 철강제품, 자동차 부품, 내연엔진 등 여타 품목들도 감소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엔저가 시작된 지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엔화 평가절하 → 달러기준 수출단가 하락 → 수출물량 증가 → 달러기준 수출금액 회복’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엔저가 우리의 대세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해 1∼8월간 우리와 일본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HS 6단위 기준) 중 중복되는 품목의 숫자가 작년 49개에서 55개로 증가하였으며, 동 품목이 우리 총수출에서 54%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올 상반기 일본기업들이 달러표시 수출단가를 공격적으로 인하함에 따라 최근 수출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머지않아 엔저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엔저현상이 현재까지는 우리의 대일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반면 대세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가시화되지 않았으나, 향후 승용차 등 한일간 경합관계에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경쟁 심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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