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북극항로로 수백억원의 유류비를 줄이고도 운임은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우택 의원(새누리당)이 국토교통부의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주 노선에서 북극항로를 이용하면서 연간 수십억원의 유류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유류비 300억원을 절감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이후 80억원을 줄였다.
북극항로는 북위 78도 이상의 북극 지역을 이용하는 항공로로 기존 북극항로보다 비행시간을 30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항공사들도 잇따라 운항을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발 미주노선이 11개로 이 가운데 애틀랜타, 워싱턴, 뉴욕, 시카고, 토론토 등 5개 노선에서 북극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에만 애틀랜타 209회, 워싱턴 174회, 뉴욕 364회, 시카고 153회, 토론토 112회를 운항했다. 연간 약 2000회를 북극항로를 이용해 운항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뉴욕과 시카고 노선에서 북극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항공사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하면서 유류비를 절감하고도 오히려 운임은 올린 것이다. 대한항공은 북극항로 이용을 시작한 2006년 ‘인천∼뉴욕’ 기준으로 평균요금으로 약 204만원을 받았다. 그러다 2009년 운임을 224만원으로 9%가량 인상했다. 이듬해에도 항공료를 236만원으로 약 5% 올렸다. 아시아나항공도 ‘인천~뉴욕’ 노선 기준 평균요금을 2009년 약 224만원에서 2010년 약 236만원으로 인상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북극항로 덕분에 수십억원의 유류비를 절감했다면 승객들에게 일정 부분을 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북극항로 운임을 연평균 약 2% 가량 인상한 것으로, 물가상승률 이내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 의원은 국토부가 북극항로 운항시 피폭될 수 있는 우주방서선(태양 또는 우주로부터 지구 대기권으로 입사되는 방사선)에 노출과 관련, 승무원들은 보호조치를 하고 일반 국민들은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현행 법령에는 항공기 승무원과 같이 상시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는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두고 있으나, 승객의 경우 비행에 따른 우주방사선의 영향이 미미하여 별도의 규정을 정하고 있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 우려 불식을 위해 승객에게도 우주방사선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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