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캐나다계 선주사인 시스팬(Seaspan)이 1만TEU를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발주했다.
31일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시스팬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회장인 게리왕(Gerry Wang)은 전날 열린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5억5천만달러 규모의 선박 발주 계약을 2주전 체결했다고 밝혔다.
왕은 "시스팬은 매력적인 성장기회를 이용하기 위한 전략들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주요 신조계약 체결과 함께 3분기를 시작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왕은 신조선은 아시아 소재 주요 조선사에서 건조되며 최종 장기용선협약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왕은 신조선이 1만TEU를 넘는 초대형선박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시스팬은 이미 중국 양쯔장조선소에 1만TEU급 컨테이너선 11척을,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에 1만4000TEU급 선박 5척을 각각 발주한 상태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시스팬은 최근 일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신조 가격 상승 움직임을 피하기 위해 용선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발주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 조선소들은 컨테이너선 신조 가격이 지난 5년간 곤두박질치자 최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1만4000TEU 선박의 신조선 가격은 과거 1억7000만달러에서 최근 1억2000만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왕은 "한국 조선소들이 해양플랜트 사업 확대로 컨테이너선 수주에 필사적으로 매달리지 않고 있다"며 "수익성 확보에 관심을 쏟고 있는 조선소들은 컨테이너선 건조가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건조량을 줄여서라도 가격 상승을 추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 주요 조선소들이 가격 인상을 시도하기 전에 아주 매력적인 가격으로 계약을 성사시켜 신조선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조만간 대형 정기선사와 용선거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은 "신조선 확보보다는 선대 효율성 개선과 단위당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해 추가적인 신조선 발주 계획은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시스팬은 상반기에 1억8276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4451만달러에 견줘 310.6%의 성장을 일궜다. 2분기 순이익은 1억2715만달러로, 1년 전의 -675만달러에서 흑자 전환했다. 7월 말 기준 선대는 총 71척이다. 6월13일과 7월4일 각각 4600TEU급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아 일본 선사 MOL에 2년간 용선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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