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처음 도입하는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2~23일 한국을 방문한 함부르크수드의 오트마 가스트(Ottmar Gast) 회장은 하파그로이드와의 합병 추진은 무산된 게 아님을 시사했다.
그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두 선사의 경영진들은 합병을 지지하고 있다"며 "결과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주들과 소유주(오너)들의 합의 과정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스트 회장은 "한국 조선소에서 지은 선박들이 품질과 가격 모두 최고 수준"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국 조선산업에 대한 깊은 신뢰를 나타냈다. 이번에 처음으로 거래한 현대중공업에 대해선 효율성이 높은 선박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다음은 가스트 회장과의 일문일답
Q. 최근 친환경 선박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조선들은 친환경 선박인가?
최근 들어 효율성 높은 선박을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건 분명하다. 연료소비, 환경문제에 대한 효율성을 말한다. 지금까지 우린 선박 설계, 특히 엔진 설계 한가지 측면에만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선체 디자인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아다시피 요즘 정기선사들이 감속운항(슬로스티밍)을 도입하고 있다. 선박운항속도는 과거보다 느려졌으며, 선박은 감속운항에 최적화돼 있다. 그 결과 엔진은 작아졌으며, 선체도 다른 형태, 다른 디자인이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우린 선체 체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우리는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선체를 디자인하는 여러 연구기관들과 접촉하며 경쟁력을 개발해왔다. 이로써 일반적인 설계에 비해 3~4%가량 (운항)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엔진과 관련돼 있다. 아주 적은 동력을 가진 현대화된 엔진이 그것이다. 만약 높은 속도가 필요하지 않다면 소형 엔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친화적인 소형 선박들은 많다. 우린 비용 효율성과 환경친화적인 선박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우리에게 (효율성) 기준은 수송되는 컨테이너당 (연료) 소모량이 최소 수준임을 의미한다. 우린 전체 선박의 (연료) 소모량을 따지지 않는다. (효율성의) 결정 기준은 컨테이너당, 거리당 (연료) 소모량이 최적화돼 있느냐는 점이다. 고객들의 컨테이너를 수송함으로써 수익을 얻기 때문에 컨테이너가 (비용 효율성의) 결정적인 기준이 된다.
게다가 선박은 남미항로 취항이 가능한 규모여야 한다. (선박) 운영상에 제한이 있는 것이다. 길이나 너비 수심 등 선박에 대한 크기 제한은 우리의 관심사항이다.
Q. 한국 조선소를 통해 많은 선박을 확보했는데?
최근 한국에서 생산된 컨테이너선들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우린 이미 한국에서 10년 이상 선박을 발주하고 건조해오고 있다. 약간의 차이점들은 있지만 (한국) 모든 조선소들은 매우 높은 품질(의 선박)을 제공한다. 특히 이곳 현대중공업에서 우수한 품질의 선박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에서 선박들을 확보할 때 품질과 가격 모두 최고라고 생각한다.
Q. 현대중공업과 첫 거래로 안다. 만족하나?
(해당) 지역 대표와 (신조선 발주에 대해) 협의한 바 있다. 그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좋은 경험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입증했다. 돈독한 관계, 우수한 품질. 우리는 매우 믿을만하고 비용 효율성이 높은 선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함부르크수드는 같은 국적의 하파그로이드와 합병을 추진해왔으나 무산된 것으로 안다. 합병 논의는 일단락 된 건가?
우린 양사가 합병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 양사의 경쟁력도 강화될 걸로 본다. (해운)산업이 향후 통합과정을 거칠 경우 우린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하파그로이드와 함부르크수드의 경영진은 이번(합병) 시도를 지지해 왔다. 하지만 양사 주주와 소유주들의 합의가 이뤄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 여전히 극복해야 할 여러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합병에 대한) 결말은 열려 있다.
Q. 세계 해운업계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글로벌 해운시장은 선복과잉과 운임하락 압력으로 인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불행히도 이 사실은 단기간내에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선복과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주사들은 선박의 과잉공급이 여전한 시장상황에서도 이미 신조선 발주를 재개했다. 선복과잉에도 불구하고 현재 선박 발주를 가능케 하는 이유는 (발주하는) 신조선이 저속운항에 최적화돼 있으며, 가격이 매우 합리적이라는 점 때문으로 이해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