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22 09:20

한일항로/ 엔저효과?…수입화물 상승탄력

운임은 하락 압력 커

엔저(円低) 효과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한일항로 수입물동량이 2월 들어 상승곡선을 그려 선사들이 내심 반기고 있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2월 이후 한일항로 수입물동량은 1월 대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화물의 성장이 이어질 경우 공컨테이너 재배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선사들의 운항채산성 확보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한일 양국간 직교역 화물의 수출입 비중은 59:41까지 벌어졌다. 수출화물은 40만3천TEU로 1.5%의 근소하게 성장한 반면 수입화물은 28만5천TEU로 4.9% 감소한 까닭이다. 수출입 점유율은 2007년에 51:49까지 좁혀졌다가 다시 격차가 커지고 있다.

취항선사들은 2월의 수입화물 상승추세가 엔저 효과 때문인지, 일본 회계결산을 앞둔 밀어내기 물량 효과 때문인지 면밀히 분석 중이다. 일본은 3월에 회계연도가 끝나는 까닭에 2~3월께 기업들의 영업실적 부풀리기를 노린 밀어내기 물량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일부 선사들은 수입화물은 호조를 보이는 반면 수출화물은 오히려 2월 들어 주춤한 점을 들어 엔·원화 환율 하락이 한일항로 물동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엔화 약세가 지난해 말 이후 이어지면서 수입화물이 늘어날 걸로 기대했지만 1월까진 그렇지 못했다”며 “2월부터 일본발 화물이 살아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기계류 등 그동안 환율이 높아 수입되지 못했던 화물들이 최근 많이 수송되고 있다”며 “특히 인천항을 중심으로 수입화물이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의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1~2월 선적상한선(실링)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기간 실링은 91%로 전 기간(11~12월)에 비해 3%포인트 낮다. 해운시장의 전통적인 비수기가 선사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1~2월은 신정과 설(춘절) 연휴로 공장가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해상물동량도 큰 약세를 띤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한일항로는 전통적으로 1월 물량이 저조한데 올해는 1~2월 모두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2월은 다른 달보다 조업일수가 짧은 데다 올해엔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물동량이 예년을 많이 밑돌았다”고 말했다.

한일항로 운임은 하락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 현재 부산을 기점으로 한 주요항로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 200달러 안팎, 수입 100달러 안팎으로 파악된다. 작년 연말에 비해 20~30달러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일본 지방항 노선의 경우 운임 수준이 더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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