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다·붙이다’, ‘벌이다·벌리다’는 意味 달라 잘 가려 바르게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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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남 편집위원 |
(9). ‘부치다’와 ‘붙이다’의 구분 / 자주 쓰는 말(글) 중에 가장 혼동되는 사례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전자는 ‘힘이 부치다’(힘이 부족하다. 힘이 미치지 못하거나 달리다), 후자는 ‘우표를 붙이다’ (맞닿아 떨어지지 않게 하다. 맞닿게 하다)로 ‘붙다’와 의미적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구분된다.
우표를 ‘붙여서’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부쳤다’로 그 뜻이 각각 다르다. 즉 우표는 ‘붙이고(첩부)’ 편지는 ‘부친다(송부)’로 구분된다.
기타 식목일이나 광복절에 ‘부치는 글’, 그 사건은 불문에 ‘부치다’, 안건을 이사회나 중역회의에 ‘부치다’와 논밭을 ‘부치다’, 빈대덕이나 녹두전을 ‘부치다’와 같아 넘기어 맡기다, 회부하다, 상정하다, 심정을 의탁하다 등등으로 쓰인다.
또 ‘붙이다’는 노름. 싸움. 흥정이나 처녀총각 혼사를 붙이다, 암컷과 수컷의 교배를 붙이다, 책상을 나란히 붙이다, 불을 붙이다, 의견이나 의사를 붙이다, 조건을 붙이다, 취미를 붙이다. 등등으로 ‘부치다’와 구분해서 사용된다.
우산을 ‘받치다’ 기둥에 ‘받히다’ 충성을 ‘바치다’로
(10). ‘받치다. 받히다. 바치다’의 구분 / 여기서 ‘-치’는 강세접사, ‘-히’는 피동접사로 분류된다. 그리고 ‘받치다’는 떠 받친다는 의미로 우산을 ‘받치다, 받쳐들다’나 그릇을 ‘받쳐들다’, 두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누워있다’와 같이 쓴다. ‘받히다’는 기둥에 머리를 ‘받히다’나 소에게 머리를 ‘받히다’로 쓰인다. 마지막 ‘바치다’는 임금님께 예물을 ‘바치다’, 교회에 십일조를 ‘바치다’ 나라에 목숨을 ‘바치다’처럼 쓰여 비슷해 보이지만 그 쓰임은 전혀 다르다.
(11). ‘부딪치다’와 ‘부딪히다’의 구분 / 이 역시 바로 위와 마찬가지로 ‘-치’는 강제접사고 ‘-히’는 피동접사이다. ‘부딪치다’는 ‘부딪다’의 힘줌말로서 뱃전에 ‘부딪치는’ 잔물결 소리, 뛰어 올라오다 아랫층으로 내려오는 누구와 ‘부딪쳤다’, 마침내 두 사람의 눈길이 ‘부딪치게’ 됐다, 그 여인은 벽에 머리를 ‘부딪치고’ 죽었다로 쓰인다.
‘부딪히다’는 ‘부딪음’을 당하다는 뜻으로 골목길서 나오는 자전거에 ‘부딪혀’ 팔을 다쳤다, 자동차에 ‘부딪혀’ 병원에 실려 갔다, 또는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다’, 결혼은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는 식으로 쓸 수 있다. 또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다’, 배가암초에 ‘부딪혔다’, 거머쥐고 있던 유리병을 담벽에 부딪쳐 깼다, 취객이 몸을 ‘부딪치며’ 시비를 걸어 왔다. 등으로 쓰인다.
따라서 빗길에 자전저거와 자동차가 맞 ‘부딪쳤다’와 길을 걷던 사람이 자동차에 ‘부딪혔다’로 ‘부딪치다’는 어느 일방이나 쌍방이 서로 충돌한 경우를 말하고 ‘부딪히다’는 어느 일방이 상대방으로 부터 ‘부딪침을 당한 경우, 즉 ‘부딪쳐졌다’는 뜻이라면 구분이 될 것으로 비전문가 필자는 주석을 달고 싶다.
(12). ‘벌이다’와 ‘벌리다’ / ‘늘이다’와 ‘늘리다’의 구분 / 전자는 싸움이나 굿판을 ‘벌이다’, 사업을 ‘벌이다’, 화투판을 ‘벌여놓다’로, 후자는 입을 ‘벌리다’, 입을 ‘벌리고’ 치아를 뽑다, 밤송이를 ‘벌리고’ 알밤을 꺼내다, 자루목을 ‘벌리고’밀가루를 담다. 등으로 쓰여 ‘벌이다’는 어떤 일을 펴거나 시작한다는 의미인 것으로, ‘벌리다’는 오므리다나 닫거나 다물다의 반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늘이다’와 ‘늘리다’의 차이는 전자는 엿가락을 ‘늘이다’, 고무줄을 당겨 ‘늘이다’, 머리칼을 길게 땋아 ‘늘이다(늘어뜨리다)’, 내용도 없는 스토리를 길게 ‘늘여하다’로 쓰여 길이가 있는 사물을 당겨 더 길게 하거나 아래로 길게 처지게 하는 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쓰이고, 후자 ‘늘리다’는 사람수를 ‘늘리다’, 재산을 ‘늘리다’ 실력을 ‘늘려가다’, 짧은 바지나 치마폭, 옷소매를 길게 ‘늘리다’에 사용된다. 즉 ‘늘리다’는 ‘늘다’의 사동사로서 ‘줄이다’의 반대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다.
일 -> 벌여, 입 -> 벌려, 엿가락 -> 늘여, 재산 -> 늘려
(13). ‘썩이다’와 ‘썩히다’의 구분 / 이는 우리 일상에서 ‘속을 썩이다’의 뜻에서만 ‘썩이다’이고 그 밖에는 거의 ‘썩히다’이다. 왜 이렇게 부모 속을 ‘썩이니?’, 속 ‘썩이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다, 애간장 ‘썩이는’ 일을 골라가며 하고 있다는 등으로 쓰이고 후자는 쌀을 ‘썩히다’, ‘홍어를 ‘썩혀’ 홍탁 안주로 쓰다, 그 좋은 재주를 다 ‘썩히다’로 쓴다.
필자가 사족을 붙인다면 ‘썩이다’는 ‘썩게하다’의 뜻이고 ‘썩히다’는 ‘썩게해서’나 ‘썩도록 내버려 두다’로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구분하고 싶다.
(14). ‘맞추다’와 ‘맞히다’의 구분 / 이 역시 자주 오용되는 예가 많은 케이스다. 전자는 흔히 일반적으로 ‘갖다 대다’나 ‘짜맞추다’의 뜻으로 계산을 ‘맞추어’보다, 발을 ‘맞추어’ 걷다, 음식의 간을 ‘맞추다’와 입을 ‘맞추다’, 기계를 뜯었다 다시 ‘맞추다’, 양복을 ‘맞추다’, 짝을 ‘맞추다’로 쓴다. 후자 ‘맞히다’는 한마디로 “옳은 답을 대다”의 뜻이므로 코리아 시리즈 우승팀을 알아 ‘맞히다’, 양궁경기에서 화살로 과녁을 ‘맞히다’로 쓴다.
또 비오는 날 화분을 밖에 내놓고 비를 '맞히다’, 도둑이 누군지를 ‘맞히다’, 애기에게 예방주사를 ‘맞히다’와 정답을 알아 ‘맞혀보세요’, “경희는 자신이 쓴 답과 모범답안을 서로 ‘맞추어’ 보고 이후 출제될 다른 문제들을 알아 ‘맞히는’ 비결을 준비했다”로 구분해 쓸 수 있겠다.
(15). ‘맞는’과 ‘알맞은’의 구분 / 자쭈 쓰면서도 거의 구분을 않고 마구 쓰거나 아예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우선 ‘맞다’는 동사이고 ‘알맞다’나 ‘걸맞다’는 형용사로서 품사 자체가 다르다. 따라서 ‘맞는’이 맞고 ‘맞은’은 틀린다. 또 ‘알맞는’이 아니고 ‘암맞은’라야 한다. ‘맞지 않는 일’ 과 ‘알맞지 않은 일’로, ‘분위기에 걸맞은 옷차림’으로 구분해서 사용.
잘난‘체’ 하다. 입은‘채’ 자다. 뿌리‘째’ 먹다. 로 구분
(16). ‘띠다’, ‘띄다’, ‘떼다’의 구분 / 미소를 ‘띠다’, 하늘이 붉은색을 ‘띠다’, 역사적인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눈에 ‘띄는’ 행동을 삼가하자, 알맞게 ‘띄어 써야’ 읽기가 쉽다로 쓴다.
‘떼다’는 아기가 젖을 ‘떼다’, 영수증이나 증명서를 ‘떼다’ 또는 초급 영문법을 ‘떼다’로 구분된다. 필자도 가끔 헷갈려 이 대목에서 갸우뚱 할 때가 많다. 색깔을 ‘띠고’, 눈에 ‘띄고(뜨이고)’, 젖을 ‘떼고’로 기억해 두면 좋을듯 싶다.
(17). ‘어떡해’와 ‘어떻게’의 구분 / 우연한 인연으로 컴초보인 필자가 ‘다음카페’ 한두 군데를 들락거리는데 가끔 글방에 들어가면 가장 눈에 띄는게 바로 이 부분이다. 문장중에나 리플이나 댓글에 흔하게 보이는게 ‘어떻해’라, 웃음을 금치 못 한다. 지금 나 ‘어떡해’가 맞고 이는 ‘어떻게 해’가 줄어든, 준말이다.
‘어떠하다’가 ‘어떻다’로 되고 다시 ‘어떻게 해’가 ‘어떡해’로 줄어든 어원의 변천을 알면 쉽게 구분될 터이나 주로 ‘어떻해’로 적어 우리말에 없고, 있을 수도 없는 넌센스 표기가 상당히 많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시쳇말 사투리로 자주 쓰이는 ‘어케 된거냐’도 예서 근거한 것이리라고 생각된다.
(18). ‘-체’와 ‘-채’, ‘-째’의 구분 / ‘체’는 ‘-체 하다’로만 한정적으로 사용된다. ‘-척’과 같은 의미로 그럴듯 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 즉 그는 나를 보고도 못 본 ‘체’, 쥐꼬리만한 지식을 가지고 되게 아는 ‘체’, 별 것 아니면서도 잘 난 ‘체’ 등으로 쓰인다. ‘-채’는 어떤 상태인 그대로 계속의 의미로 쓰인다. 불을 켠 ‘채’(로) 잠을 잤다, 옷을 입은 ‘채’ 물에 들어갔다, 신발을 신은‘채’ 방에 들어갔다, 해결을 보지 못 한‘채’ 해를 넘겼다, 등으로 쓰이는바 각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무식을 단 한 글짜에 노출시키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이와 연관, 또 다른 ‘째’의 구분은 일부 명사의 뒤에 쓰여, ‘있는 그대로, 통째로’ 의 뜻을 나타낸다. 음식이나 과일을 그릇‘째’, 뿌리‘째’, 껍질‘째’로 다 먹는다. 와 같은 경우에 쓴다. 이 경우 ‘병채로’ 술울 마시다는 ‘병째로’가 맞는 말이다.
(19). ‘세살바기’인지 ‘세살배기’ 인지? / ‘세살배기’가 맞는 말이다. ‘배기’는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담고 있다. ‘네살배기 옷’, ‘나이배기’는 보기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을 얕잡아 일컫는 말이다. 이는 ‘무엇이 들어 있거나 차 있는 것’의 뜻으로 쓰여 ‘나이배기’ 외에도 ‘알배기 조기’, ‘알배기 꽃게’로 쓰이고 특정한 곳이나 물건을 나타낼 때도 ‘언덕배기’, ‘귀퉁배기’, ‘진짜배기’, ‘공짜배기’ 등등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부연하면 국어의 각 단어는 다른 단어들과 여러가지 관계를 맺고 있는데 서로 연관된 단어들은 표기상에서도 그 관련성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게 임동훈 연구사의 주장이다. 즉 ‘의미상으로 관련된 단어는 표기상에서도 그 관련성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단어와 관련된 단어로 ‘겉 보기보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을 가리키는 ‘나이배기’도 ‘나이바기’로 않고 기존의 ‘나이배기’를 고려하여 ‘-배기’ 형태를 표준으로 정했다는 것.
‘사이시옷’은 양쪽 다 漢字면 빼고 ‘내과(內科)’ 등으로
(20). ‘제상’인가 ‘젯상’인가? / 양쪽 모두 한자(어)일 때에는 그 사이에 사이시옷을 적지 않음을 원칙으로 정했다. 제사 때 제물을 차려 벌여 놓는 상은 그냥 ‘제상(祭床)’이다. 초점도 그냥 초점(焦點)이고 개수(個數), 내과(內科), 화병(火病), 소수(素數)도 마찬가지이며 요즘 자주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금품 수수의 ‘대가성’ 여부의 대가도 그냥 대가(代價)다.
그러나 예외 규정을 두고 곳간(庫間), 셋방(貰房), 수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같은 경우는 사이시옷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계속>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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