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9 15:59
韓/中/航/路 신항로 개설 선사간 입장차 커 ‘난항’
수입항로 부대운임 부과로 숨통 트여
한중항로에선 경인항과 평택항을 기점으로 하는 신설항로 개설이 화두가 되고 있다. 해당항로 개설은 지난해 한중해운회담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우리나라 선사와 중국 선사가 나란히 배를 넣게 된다. 이 가운데 경인항 항로는 한진해운으로 이미 확정됐으며 선복용선 선사 선정만 남은 상태다. 결국 평택항 기점 항로 개설이 선사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선사 중 인천·평택항에서 항권이 없는 선사는 동진상선과 천경해운 태영상선 두우해운 등이다.
이들 선사는 최근 황해정기선사협의회 주재로 실무자 회의를 갖고 항로 개설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렇다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엔 현재 평택항에서 가장 많은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장금상선도 옵서버로 참여했다.
회의에 참석한 선사들 중 두우해운을 제외한 3개사는 항로 유치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천경해운은 협회 가입 순서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동진상선은 부산항 항권이 하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우선순위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 선사가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전체 회원사 투표를 통한 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항로는 물동량이 가장 많은 평택-신강(톈진) 노선이다. 이 밖의 노선은 경쟁이 치열하거나 물동량이 많지 않아 취항 이후에도 수익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결국 한중 양국 선사들은 평택-신강 노선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목받는 또다른 항로는 평택-타이창(太倉)이다. 운항노선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열렸던 협회 정기총회에서 평택항로 개설을 희망한 중국 선사 8곳 중 4곳이 평택-타이창 노선을 써냈을 만큼 중국선사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태영상선도 한 때 타이창 노선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타이창 항만당국이 국적선사에 불이익을 준다는 얘기도 있어 중국선사에 평택-타이창을, 국적선사에 평택-신강을 배분하는 게 최선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한중항로는 물동량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운임도 상황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 공식집계에 따르면 8월 한중항로 물동량은 전달에 비해 수출은 19% 감소했으며 수입도 9%나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휴가철로 공장가동이 줄어든 데다 태풍으로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중항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제품(레진) 물동량이 최근 중국내 신증설 확대로 주춤한 것도 시황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석유화학산업의 생산은 올해보다 6.2% 줄어들고, 수출은 9.7%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 여건이 호의적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인 것이다.
부산항 기준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수출 30달러 수입 0달러 수준이다. 수입항로는 유가할증료(BAF)와 컨테이너불균형비(CIC) 등 부대운임 징수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부산항보다 높게 형성됐던 평택항 기준 운임도 최근 곤두박질쳐 선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0달러 이상이었던 이 항로 운임은 최근 100달러 아래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한중항로 운임은 상식을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10월 이후 성수기가 도래하는 만큼 운임회복에 힘을 모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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