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2 07:00

KSG에세이/ 빠름의 競爭力, 느림의 美學과 충돌하다

우리 海運 급성장과 상징적 연속不況을 지켜보는 안타까움
동서 고금을 통해 서두르지 말라는 충고는 수없이 있어왔다. 우리 속담에도 “급할수록 천천히 가라”거나 “급할수록 돌아서 가라”든지 또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서양 속담에도 Make haste slowly (천천히 서둘러라), 혹은 The longest way round is the shortest way home (급할수록 돌아가라)이란 말이 있어 사태가 급할수록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면서 행동하라는 것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옛부터 있어 온 주옥같은 충고나 권유의 말이었었던 것 같다.


▲ 급할수록 천천히, 돌아서 가는 것이 ‘安全의 으뜸’

이와 관련, 필자가 6~7년 전 어느 과학잡지를 읽고 처음 접한 이론이라 메모로 적어둔 글이 기억난다.

독일 ‘드레스덴 기술대학’의 ‘디르크 헬빙’교수와 헝가리 ‘에트보스 대학’의 ‘타마스 비첵’ 교수는 위기상황 속에서의 개인의 행동을 계산하여 집단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는 공포나 겁에 질려 도망치는 군중들의 행동을 컴퓨터를 이용한 모의실험을 통해 공공시설을 안전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사람이나 교통의 흐름을 단순한 유체로 파악, 모의실험을 해 왔기 때문에 예측결과가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빨리 출구로 도망치려고 몸부림을 칠수록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속도는 느려지는데 이는 왜냐하면 빨리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부상당해 넘어지게 되고 넘어진 사람이 장애물이 돼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들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모의실험을 한 결과를 보면 위험이 없는 상태에서 45초 동안 초속 1m로 방을 빠져 나갈 때 바깥으로 나가는 사람은 90명이다. 그러나 초속 5m로 나가려고 하면 서로 몸을 부딪쳐 65명밖에 나가지 못한다고 한다. 천천히 움직여야 더 빨리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화재가 일어난다든지 하는 공포상황이 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 진다. 치열한 몸싸움에 200명중 5명이 쓰러지고 쓰러진 부상자는 바로 장애물이 된다.

따라서 이 경우 문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의 숫자는 44명으로 줄어든다. 군중이 많으면 비극은 더욱 커지게 된다. 400명이 나가려고 몸싸움을 하게 되면 24명이 깔려 죽게 되고 부상자들 때문에 45초 동안에 3명밖에 빠져 나가지 못하게 된다.

연구팀은 비상구 바로 앞에 둥근 기둥 하나를 놓으면 몸싸움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압력이 두 갈래로 분산돼 빠져나가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또 복도의 너비가 일정해야 탈출에 효율적이란 사실도 밝혀냈다. 복도가 좁았다가 넓어졌다가 하면 사람들이 앞사람을 제치려 하다가 좁아진 곳에서 더욱 격렬히 충돌하게 돼 탈출구로서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급할수록 천천히 가라거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속담을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수치적으로 입증을 한 것이다. 급히 서두르는 경우 늦어지는 것은 단지 심리적인 문제만은 아니며 많은 사람이 서두르는 경우 전체의 속도가 늦어지는 사실은 이같은 실험을 통해서도 증명이 됐거니와 특히 운동장이나 공공시설 또는 지하철 등에서 군중들이 먼저 빠져 나가려고 몸부림치다가 밟혀서 목숨을 잃는 일은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 라마단 행사길 서둘다 보행자터널서 1,426명 사망

1990년에 이슬람의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보행자 터널에서 라마단 행사에 참여하던 인파 무려 1,426명이 깔려 죽은 최악의 참사를 우리는 가까운 기억에서 찾을 수 있다. 1959년쯤으로 추정되는 필자의 부산서의 고교시절, 학교와 자취방이 가깝던 동대신동 전차 종점 공설운동장에서 일어났던 너무나 끔찍했던 대형참사가 지금도 기억에 또렷하다.

유명 연예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해 여름 ‘시민위안의 밤’이란 행사의 공연이 끝날 무렵,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피하려고 운동장 입구로 관중들이 몰리는 바람에 사람끼리 밀치다 넘어지고 깔려 67명이 사망했던 사상 최대의 대형 압사사고가 그것이다. 빨리 서두르다가 스스로가 빚은 전형적인 참사요 대비극이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공공시설이나 지하철 등을 설계하는 건축가는 통행자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부상자가 생기지 않도록 복도와 비상구를 잘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편 복도의 너비가 일정해야 탈출에 효율적이란 사실도 알아 냈다.

복도가 좁았다가 넓어졌다가 하면 사람들이 앞 사람을 제치려 하다가 좁아진 곳에서 더욱 격렬히 충돌하게 되어 탈출구로서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 이같이 ‘급할수록 천천히 가라’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괜히 생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여타 산업분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입증되고 있다.

‘빨리빨리’와 ‘속히속히’ 또는 ‘얼른얼른’으로 성장한 우리나라가 어느새 ‘느릿느릿’과 ‘슬금슬금’ 또는 ‘조심조심’이란 새로운 양상의 생활과 문화, 그리고 산업패턴으로 급속히 바뀌어 가고 있고 또 바뀌어 가야 된다는 사실이다.

필자 생각으론 생활태도나 정신문화 뿐만 아니라 산업이나 기업분야에도 이미 상당히 이 방향으로 진입해 있거나 이미 깊숙히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기업경영의 내실화 내지는 체질개선이나 경쟁력 배양을 이같은 현상으로 해석하려는 논리가 팽배하고 지배적이란 인상을 도처에서 발견하고 있다.

▲ 산업·기업도 ‘빨리빨리’서 ‘느릿느릿’으로 변화중

안전에 초점을 맞추는 특성을 가지긴 했지만 몇해 전 어느 공기업은 ‘조심조심 코리아’ 캠페인 선포식를 갖고 과거 50년간 ‘빨리빨리’ 문화를 통해 이룩한 고속성장의 그늘에 묻혔던 문제점들을 해소, 개선하고 향후 국가의 성장을 위한 균형추 역할을 다하는 의미의 슬로건으로 <’빨리빨리’로 성장한 한국, ‘조심조심’하여 선진국 진입>이란 기치를 높이 들었던 사례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이리라.

국제 슬로시티연맹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양대 손대현 교수(관광학)는 기마(騎馬)민족과 농경민족의 피를 동시에 물려받은 한국인의 DNA에는 태생적으로 빠름과 열정같은 특징들이 녹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그리고 한국인의 역동성은 몇 가지 경제지표만 봐도 잘 알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강의 기적을 들먹이지 않아도 선진국들이 대개 250년에 걸쳐 달성한 산업화를 우리는 불과 30~40년만에 이룩했고 근년 들어서도 OECD 31개국 중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눈부신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에 “느리게 살자”, “느림이 경쟁력이다”란 외침의 목소리가 높아진 구체적인 사례로는 역시 작년 6월 중견 인기 탤런트 김미숙이 홍보대사를 맡았던 ‘국제 슬로시티(International Slow City)’연맹총회의 한국개최 국제행사를 빼 놓을 수 없겠다.

느림의 표상이요 대명사인 ‘달팽이’를 로고로 삼고 1999년 이태리의 작은 4개 도시 시장들이 출범시킨 슬로시티운동은 ‘빠름’보다 ‘자연이나 전통과 함께 하는 느린 삶’을 추구하는 국제적 연대운동이다.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때(時間), 장소(空間), 사람(人間) 등 세 가지와 사이(間)가 좋아야 한다는 것.

▲ 슬로시티聯 서울총회등 한국의 ‘느림문화’도 활발

이 세 가지 요소와의 사이를 좋게 하기 위해 슬로시티는 ‘느림’을 기본정신으로 5가지 항목을 그 행동요령으로 제시했다. 자연생태의 보호,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 제 철의 식재료로 만든 슬로푸드,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특산물이나 공예품의 보호. 그리고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 등이 골자다.

그 대표적인 가치추구의 값진 승리의 사례로 일본의 농부 기무라 아키노리가 자연농법으로 재배한 ‘기적의 사과’, 단추 하나에도 장인정신을 발휘한 수제품을 선뵈는 프랑스의 최고급 브랜드 ‘루이비통’, 알프스에 방목한 소로 질 좋은 고기와 고품질의 비싼 유제품을 생산하는 스위스의 ‘메자나 농업학교’등은 모두 ‘빨리빨리’를 외치는 현대사회에서 느림을 경쟁력의 수단으로 삼아 성공한 케이스라는 것.

반대로 한국의 각종 산업 발전 과정에서 원천 기술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으로 개도국을 뛰어 넘어 선진국 반열에 오른 후 계속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글로벌 무대에서 기업이나 스포츠가 공히 선전하고 있는 까닭은 오로지 ‘빨리빨리’ 깃발 아래 서둘러 온 스피드 경쟁력 때문이란 주장도 만만찮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IT산업이나 전자, 조선, 자동차 등이 일본과 경쟁할 수 있는 건 한국기업이 일본기업 보다 의사결정과 실행 스피드에서 앞서는 점이 경쟁력의 주요 원천이라고 밝힌 서울대 경영대학 송재용 교수는 “스포츠 한국의 태극전사도 한국기업도 스피드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경쟁이 숙명적인 기업들이 기회 선점을 위해 적시에 과감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승기를 잡게 되고 제품기획, 기술개발, 생산체제 구축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이른바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을 통해 신제품 개발과 출시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송교수는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함께 경영진이 제시한 도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승부욕, 그리고 살인적 스케줄을 감내하는 초인적 희생정신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삼성이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진입할 때 선두를 차지할 수 있었던 쾌거를 그 좋은 예로 들었다.

필자도 동향이라서 유독 관심이 많고 성공적인 M&A로 정평을 받고 있는 STX그룹의 강덕수 회장이 몇 년 전 늦은밤 대학생들이 모인 TV특강인가 신문지상에서 “대상 기업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같을 수 있지만 정확히 판단해서 빨리 결정해서 성공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라던 대목에서 “바로 그게 다르구나!”하고 남달리 크게 감동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결론적으로 한 산업이나 기업경영도 업종에 관계없이 초기에는 빠름이 ‘경쟁력’이 되지만 일정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되레 느림이 ‘경쟁력’이라는 반전 사태를 맞게 된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 느리게 걷다보면 길 위서도 ‘자연과 나’를 만난다

위기를 무리하게 탈출하려다 목숨을 앗기는가 하면 기업도 중간 점검을 통해 내실을 다지며 전진하지 않으면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예측 가능한 논리의 설정을 가시화 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빅뱅현상까지는 아니로되 빠름의 경쟁력과 느림의 미학이 충돌을 하게 된 것이다.

세계문명의 발상지가 인도의 갠지스나 중국의 황하, 그리고 메소포타미아의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란 것은 초등학교때 배웠다. 60년대에 강력한 지도자의 카리스마와 스피디한 경쟁력이 없었다면 우리의 ‘대한민국’은 지금에도 겨우 어디쯤이나 오고 있을까 아찔한 생각이 든다.

‘우리땅 걷기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신정일 향토문화 사학자는 느리게 걷다 보면 ‘길 위에서도 자연과 나’를 만나지만 차를 타고 빨리 지나치면 주차간산(走車看山)으로 새로운 풍경과의 조우나 설렘은 물론 ‘풀 한 포기 꽃 한 그루’와 눈웃음 한번 칠 수조차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올레길과 둘레길만 한가하게 걷다 보면 갈 곳이 많고 갈 길이 먼 사람은 하청세월 언제 갈 곳을 다 가고 할 일을 다 할 수 있겠냐는 반문이 나옴직 한 건 정한 이치다.

잘 모르긴 하지만 사교춤도 슬로우와 퀵 스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멋도 있고 흥도 나듯이 산업이나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 및 유지와 변화를 주도하는 정책이나 경영도 자동차의 경우처럼 달리는 기능 못지 않게 주행속도와 정지기능이 적확(的確)한 타이밍을 맞출 수 있게 기획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럼 이제 한국의 해운산업도 같은 맥락에서 그 성장과정을 되돌아보자. 지금은 1척에 30만톤짜리 대형선이 있기도 하지만 1960년에는 배라는 배는 모두 다 합쳐도 총 톤수가 10만G/T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전체 선복량이 불과 10년 뒤엔 80만G/T으로 8배가 늘었고 필자가 해운계 취재를 다니던 60년대 말을 시작으로 72년쯤인가에는 나용선을 포함한 선복량이 100만G/T을 넘었다고 당시 김학렬 경제기획원장관 겸 부총리 참석리에 반도 호텔에서 대대적으로 해운계가 자축행사를 벌였던 기억을 새삼 떠올려 본다.

승승장구란 이럴 때 쓰는 말이련가. 1983년께 2차 석유파동과 함께 소위 ‘산업합리화’란 외항해운업계의 천지개벽과도 같은 일대 변혁을 거치는가 하면 간간이 해운에 불어 닥치는 더블딥 현상을 용케 겪어 내면서 우리 해운은 성장을 거듭, ’80년에 500만G/T, ’95년에 1,000만G/T을 넘고 나서 2008년에는 드디어 2,000만G/T을 기록했고 작년 말 현재로는 무려 2,800만G/T, 4,400만DWT에 지배선단은 1억톤을 육박하며 세계 제5위의 해운세력을 과시하게 됐다.

▲ ’08년 해운수입 470억$ 피크후 또 계속 내리막

이어 한국선주협회 ‘2020년 비전 선포식’에서는 G-3 달성이란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급피치를 올리며 이의 달성을 위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해운수입은 ’80년도의 불과 20억달러를 기점으로 ’95년에는 100억달러를 돌파했고 2004년에 200억달러를 넘어섬을 계기로 2006년 260억달러, 2007년 360억달러를 넘기더니 드디어 2008년에는 무려 47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수출목표 100억달러에 국민소득 1,000달러 달성을 부르짖던 시절을 회상하면 이같은 천문학적인 해운수입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기록이요 한국해운 50년 사상 미증유로 호황의 피크를 보이며 획기적인 위업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2009년에는 240억달러 대로 턱없이 줄었다가 작년엔 다시 370억 달러대로 올라 그런대로 올부터는 나아지나 했더니 정기 부정기 공히 2011년 들어 다시 곤두박질을 치는 것 같고 곳곳에서 곡소리(?)라도 들리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BDI 3,000포인트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면 현재 약간 나아져 가는 것 같지만 1,700선 정도론 아직도 앞이 아득한 같아 곁에서 해운을 지켜보는 필자 입장은 안타깝기만 하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짧은 만남 오랜 헤어짐을 아쉬워 하듯 해운도 짧은 호황 긴 불황이 너무나 자주 되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전문의(?)가 없는 탓인지 정확한 병원(病源)을 검진하여 병명을 밝혀 내지는 못 하는것 같고 “편작(扁鵲)이 열이온들 이 병을 고칠소냐”던 주나라 고사가 생각나기도 한다. 한편 우리 해운 역시 짧은 기간에 ‘빠름의 경쟁력’에 힘입어 웃자라는 바람에 ‘느림의 미학’을 접목시켜 중간중간 체력을 다져야할 시기를 놓쳤거나 이를 치유할 백신 개발에 힘쓰거나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봐야 할 계기를 맞은 게 아닐까 자문하게 된다.

▲ ‘體格짱 體力꽝’ 중고생이 한국산업 現狀 닮은꼴

해운 영아기 60년대부터 시작, 성장기와 도약기를 거쳐 선진 해운국 반열에 이르러 작금 50년이란 장년기를 맞도록 필자의 기억으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은 이야기가 ‘불황’이었고 그 불황이란 어휘가 해운산업의 대명사나 상징처럼 되고 만 결정적 원인은 그다지도 분석이 불가능한 것인지가 궁금 천만이다.

오로지 자본집약적 산업의 원초적인 불황 치유책, 즉 금융처방 외에는 길이 없다거나 국제항로사업이라 경쟁력우위 점유의 당위성이나 시황 과민성 업종이라 기업외적인 요소의 의존도가 높아 불황국면 빈도가 잦다는 등의 상투적 진단이나 처방 외에는 과연 효험있는 대책수립은 불가한 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보다 더 불가사의한 건 그런 끝없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 해운이 꾸준히 성장해 온 사실의 규명이다. 갓난애가 “아프면서 큰다”고 하듯이 중증의(?) 불황을 헤아릴수 없이 겪으면서도 그래도 중단없이 줄기차게 성장을 거듭, 오늘에 이른 것은 잦은 불황을 통해 자연발생적 면역이나 항체(?)가 생긴 까닭일까? 또 불혹(?)을 넘긴 후 근간 10여년에 유달리 더 자주 불황증세를 앓는 건 면역력이 약화된 때문인 것일까?

물론 대내외적으로 해운환경이나 각종 여건이 달라진 건 사실이다. 83년경 70여개의 외항선사가 너무 많이 난립했다고 통폐합으로 합리화란 과정을 거쳐 30여개로 정비된 후 지금은 정규 외항면허업체가 200개가 넘는다고 한다면 이를 숫적인 스케일 메리트에 의해 경쟁력을 발휘하기 용이한 적정 수준으로 보이며 다다익선의 콘셉트로 보는가?

얼핏하면 선대 과잉타령을 하면서도 앞 다투어 발주경쟁을 일삼는 일들은 어떤 전략에서 나오는 소산물인지, 신조중인 선박을 건조 도크에서 입도선매를 자행하는 사례는 S&P의 경영기법에선지 아닌지, 그렇다면 단순히 필요선대의 자체 수요상정 오류에서 빚은 미스테이크인지?

이번 대구에서 열린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노메달’ 실적(?)을 올리며 비싼 돈 쳐들여 내집에서 남의 잔치 치르느라고 수고가 많았던 것으로 평가 받은 것 같다. 최근 10년간 초중고생들은 모두 신장이 커지고 체중이 늘었지만 ‘체격 짱, 체력 꽝, 대한민국’이란 비아냥을 면치 못하고 있다. 꼭 그 탓일까만 72년 등장했던 체력장이 94년에 폐지됐다.

필자의 대입 때만 해도 ‘영수국체’ 배점이 각각 50점씩으로 동일했었다. 지금은 키만 컸지 힘은 못쓰는 국민약골(弱骨) 시대요 영양이 넘치는 탓에 ‘물렁살, 유리뼈, 비만약골 공화국’이란 말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 해운實益·국가경제 役割은 船社數·船腹順 아니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사람은 물론, 어느 분야의 산업이나 어떤 업종의 기업도 키만 크고 살찌게 웃자라 체력이 나약해지면 병약(病弱)현상을 면치 못하게 마련이다.

‘체력은 국력’이라고 강조한 박정희 대통령 어록을 꺼내지 않더라도 인간과 기업의 성장과 장수는 체질향상이나 체력강화가 근간이 아닐까 생각케하는 대목이다. 초기의 척박한 불모지에서 여건의 향상을 꾀하는 빠름의 경쟁력이 지금까지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빨리빨리 서두르지만 말고 숨을 고르며 다지고 음미하며 장수를 누리기 위해 앞으로는 비좁은 출구를 마구 내닫지 말며 서서히 전진하는 느림의 미학을 연리지처럼 접목시켜야 할 전환점에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필자는 내로라 하던 세계 유수의 대형 선사들이 명멸해간 세계 해운역사의 흐름을 의미깊게 반추해 보며 밤하늘을 수놓던 별들의 성좌처럼 병렬적(竝列的)인 순열(Permu-tation)과 조합(Combination)으로 그 이름들을 대입시켜 본다. Sealand, APL, P&O, Nedlloyd와 40년 이상의 역사를 알며 필자가 레프로 있던 Ben Line의 별자리는 어느 별로 메워졌는가?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인생의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듯이 해운의 실익이나 국가경제적 역할도 선사의 수나 규모나 선복 보유순은 아닐테니까 말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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