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3일 한진물류연구원에서는 내가 관여하는 물류21포럼(회장 김순조 박사) 주재로 우리나라 경영학계의 거목 윤석철박사 (서울대 명예교수, 한양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인간능력의 한계확장” 이란 제목으로 특강이 있었다.
그 특강 내용 중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명제 중 하나인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우리나라의 물류발전을 위해서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겠기에 그 내용 소개하고자 한다.
윤 교수의 강의에 의하면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는 것이며 도구(Capital)의 개발로 인간능력의 한계가 확장돼 왔다고 한다. 도구에는 기계 등의 물질적 도구(Physical Capital), 리더십 등의 정신적 도구(Human Capital), 신뢰 등의 사회적 도구(Social Capital)가 있는데, 기계적 도구의 개발 못지않게 정신적·사회적 도구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향상이 가장 긴요한 과제인데 그 이유는 국제교육협의회(IEA)에서 조사한 자료에서 한국인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평가는 조사 대상국 36개국 중 35위였기 때문이다.
이에 윤교수는 한국의 노인자살율과 이혼율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명예롭지 못한 기록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사회적 상호작용능력 결핍으로 인해 내면적 고독감을 자초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소위 ‘사회적 상호작용능력 향상’이라는 명제에 대해 30여 분간 참석자 모두가 참여해 토론회를 가졌는데 윤 교수 본인은 말을 삼가고 참가자의 토론 참여를 유도했기 때문에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들이 활발히 개진됐다. 참가자들 모두가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에 이날의 토론회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날의 강의와 토론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물류업계에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명제가 바로 이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라는 점이다. 물류는 독립 산업이 아니라 실물경제의 파생산업이라는 점, 무역이나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물적 유통은 선의의 관리자의 주의로서 관장하는 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에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라는 요소는 물류업이 존재할 수 있는 사전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간 물류의 기술적인 노하우에만 치중해 왔다. 서비스업이 존재하는 토대인 상호신뢰에 대한 중요성이 이제야 비로소 재인식 되는 것 같았다. 물류는 바야흐로 SCM 관리체제로 인해 국제물류로 그 발전방향을 잡아 나아가고 있다.
물류서비스의 수요자는 원료의 공급업자로부터 제조업자, 판매업자, 그리고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그 사이에서 경쟁력 있는 물류서비스를 펼치려면 물류산업의 특성상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키우지 않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간 이를 등한시하고 기술적인 능력 향상에만 치중해 온 경향이 있다.
원래 나의 특강 참여 의도는 경영학의 대가로부터 경영부문의 철학에 대해 강의를 들음으로써 물류와 경영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강의를 듣고 보니 윤 교수가 주장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의 향상이라는 명제가 바로 물류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키워드도 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또한 특강 참석자 40여명이 경영학이나 철학의 전공자들이 아니라 물류분야 관계자임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에서 이제 우리나라도 그리고 우리의 물류업계에도 사회적 상호작용능력이 향상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귀중한 경험이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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