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6 06:46
올 평균 BDI 1700~2000p 전망
KMI, 케이프 시장 공급부담 압박 커
유조선시장, VLCC 약세 이어질 듯
올해 연평균 건화물선운임지수(BDI)가 1700~2000포인트로 전망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고병욱 책임연구원은 중단기 해운시황전망에서 “동호주 홍수사태 등 기상이변, 일본 대지진과 같은 시장 외 악재가 연속으로 발생했으며 선주의 운임협상력이 현격히 약화돼 지수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막대한 신조선 인도로 공급부담이 큰 케이프 시장에서 운임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 KMI 패널은 평균 1593포인트 안팎을 전망했으며 해운선물시장(FFA) 거래에서도 현재보다는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그 폭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BDI 평균치는 1356포인트였다. 지난해 평균치인 2758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건화물선 시장에선 케이프 선형이 55%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BCI 평균치는 2009년 4172에서 지난해 3480으로 하락했으며 올해 1분기엔 1566으로 뚝 떨어졌다.
정기용선 시장은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이다. 시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던 1월에는 용선 계약이 저조했으나 2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정기용선 성약건수는 1년 미만 단기용선의 경우 1월 43건에서 2월 55건 3월 72건이었다. 1년 이상 용선도 1월엔 5건에 불과했으나 2월 12건 3월 19건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중고선과 신조선 시장도 모두 안정적인 모습이다. 다만 파나막스 선형의 경우 2010년 신조선 발주가 많아 향후 공급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화물선 수급면에서 볼 땐 동호주 홍수사태로 석탄 부족은 심각했지만 중국 철광석 수입이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이었다는 평가다. 1월 중국 철광석 수입은 6897만t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내 교통인프라 건설, 도시화 진행으로 철강 내수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47.5%인 도시화율을 2015년까지 51.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고 연구원은 이와 관련 “중국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8%에서 7%로 1%포인트 낮추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폭발적인 성장은 일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클락슨은 올해 건화물선 물동량을 5.9% 늘어난 34억9천만t으로 예상한 바 있다.
2011년 1월 신조선 인도량은 전 선형에 걸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케이프사이즈는 1월 한 달 사이에 기존 선대의 3%(605만DWT)가 인도되며 월간 최고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해 월간 최고치치는 452만DWT였다.
고 연구원은 “대형선 발주잔량이 기존 선대의 50%를 넘어서고 있어 심각한 공급부담이 되고 있다”며 “반면 체선은 최근 완화되고 있어 시황개선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최근 체선으로 인한 대기척수는 케이프사이즈의 경우 100여척으로, 중국 20여척 브라질 30여척 호주 50여척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수요 면에선 중국 철광석 수입 가격이 160달러를 넘어서고 있어서 2009년과 같은 수입 폭증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연안 석탄 물동량 증가에 따른 핸디막스 이하 선형의 시황은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 연안 석탄 운송량은 5억3800만t을 기록, 1년 전 대비 23% 증가했다. 그 결과 550만DWT의 선박수요를 추가적으로 발생시켰으며 이중 40%는 국제항해가 가능한 선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유가 상승은 운임 전가효과와 함께 선사들의 감속운항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싱가포르항 기준 벙커C유 가격은 올해 들어 t당 600달러를 뛰어 넘어 지난해 465달러에서 30% 이상 급등했다.
고 연구원은 건화물선 시장의 부진에 대비해 “국내 선화주 상생협력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범정부적 관심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며 “선화주간 정책협의회를 활성화하고 공기업 평가기준 개선 자원운송시장 개척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사들은 생산능력을 확충 중인 광산업체나 인도 등 신흥 대량화물 물류시장을 타깃으로 영업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VLCC 공급량 15% 증가…시황 불투명
한편 김우호 해운시장연구센터장은 초대형유조선(VLCC) 시황 전망에 대해 석유 증산 움직임 등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공급과잉으로 운임회복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수요량은 전년 대비 2.2% 성장하는 반면 공급량 증가는 14.8%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VLCC 선박량은 지난해 1억6580만DWT에서 올해 1억9030만DWT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석유제품선의 경우 공급과잉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개도국의 견조한 수요 증가로 운임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김센터장은 말했다. 올해 수요량은 3.3% 성장하고 공급량은 8.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선 선박량은 지난해 6170만DWT에서 6700만DWT로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일본 대지진은 선형별로 긍부정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대지진으로 하루 최대 117만배럴에 이르는 원유수요가 감소하고 원요수입 일부가 인도나 한국 등 주변국가 정유시설로 전환돼 톤마일 효과 감소 등으로 VLCC시황엔 부정적이나 대체에너지원인 벙커C유 수요 상승으로 석유제품선 시황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또 리비아 내전은 연료유 가격 상승으로 유조선사들의 연료비 증가로 이어지는데다 운임하락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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