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거점 월드와이드 노선 개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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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오에스케이(하이난PO쉬핑 한국법인) 김영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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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선사 하이난PO쉬핑(海南汎洋航運, 이하 PO쉬핑)이 설립 2년여만에 한국 해운시장에 입성했다. PO쉬핑의 한국법인인 (주)피오에스케이는 이달 초 서울 중구 삼각동 경기빌딩 3층에서 문을 열었다. PO쉬핑이 다음달부터 진행하는 부산-미서안 서비스를 앞두고 한국 시장 영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의도다.
한국법인인 (주)피오에스케이 지휘봉을 잡은 김영선 사장은 PO쉬핑이 중국 컨테이너분야 대부인 리커린(李克麟)씨가 세운 정통 컨테이너선사답게 한국 시장에서 양질의 해운 서비스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PO쉬핑은 하이난성 양푸(洋浦)경제개발구의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2009년 1월 창립한 중국 국적해운회사다.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2008년 4월 양푸항을 남중국 및 동남아시아를 잇는 해운물류 허브로 육성해야 한다는 연설이 설립의 근거가 됐다. 중국 하이난시정부와 양푸항만국이 자본금 전액을 투자해 설립을 주도했다.
앞서 언급했듯 이 회사 회장은 코스코와 차이나쉬핑 수장을 지낸 리커린이 맡고 있다. 리커린 회장은 중국 컨테이너해운시장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탁월한 해운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설립 당시 코스코 차이나쉬핑에 이어 PO쉬핑을 중국 3위권 선사로 성장시킨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PO쉬핑, 中 3위권 선사 성장 목표
PO쉬핑은 설립 초기 중국 연안 항로를 위주로 정기선 서비스를 벌여오다 대만 TS라인과 손잡으며 서비스 다각화를 꾀했다. 지난해 5월 TS라인과 2,500~2,7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공동배선해 호주노선인 중국·오스트레일리아 익스프레스(CAX)를 개설하데 이어 같은 해 8월엔 중국과 미국 서안을 잇는 노선을 개설함으로써 일약 원양선사로 발돋움했다. 중국·미서안익스프레스(CAE)로 이름 붙여진 미주노선은 3,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이 투입돼 닝보-상하이-롱비치-오클랜드를 연결해왔다.
PO쉬핑은 중국-미주노선의 노하우가 쌓이자 한국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CAE 서비스를 확대해 한국 부산항을 기항하자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PO쉬핑은 지난 1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세계 각국 대리점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계획을 확정했다. 당시 회의에서 한국법인 설립이 구체화됐으며 연장선상에서 해운대리점 계약도 체결됐다.
PO쉬핑은 차이나쉬핑에서 일하던 인력들이 대거 포진해 사업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설립 1년 반 만에 원양항로에 진출한 데서 이 같은 회사 특성을 엿볼 수 있다. 리커린 회장은 컨테이너선 시장 전문가답게 회사 창립 이후 시장을 교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박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법인 김영선 사장은 한국 시장 진출도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PO쉬핑은 처음 한국 기항을 5월로 정했다가 한달 가량 앞당겨 4월 초로 변경했어요. 3월25일로 일정이 다시 앞당겨졌다가 갑자기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PO쉬핑은 한국 기항과 함께 부산항을 물류허브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확정했다. CAE에서 부산항이 아시아 지역의 마지막 기항지로 정해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만큼 부산항과 미주 서안항만을 잇는 운송기간이 짧아져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김 사장은 PO쉬핑의 부산-미주노선은 다른 선사들보다 월등한 운송일정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O쉬핑은 CAE를 TP1~TP3 3개 루프로 확대했으며 이 가운데 2개 루프에서 부산항을 기항하게 된다. 기항지는 TP1은 닝보-상하이-롱비치-오클랜드, TP2는 홍콩-옌티엔-샤먼-부산-롱비치-오클랜드-홍콩, TP3는 칭다오-닝보-상하이-부산-롱비치-오클랜드-부산-칭다오 순이다. 4월1일 3500TEU급 컨테이너선 <포스홍콩>호가 부산항을 첫 기항할 예정이다.
- 부산항을 원양항로 물류허브로 활용
“미주노선은 부산에서 바로 로스앤젤레스(롱비치)와 오클랜드로 출항하게 됩니다. 부산에서 10~11일만에 미주에 도착하는 일정이죠. 다른 곳을 거치지 않아 선박운항스케줄이 매력적입니다.”
PO쉬핑은 또 상하이항 환적을 통해 호주항로에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조만간 직기항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호주항로의 부산항 첫 서비스는 4월3일이다. 이밖에 부산항과 북중국을 잇는 피더노선도 개설됐다. 부산항과 톈진, 다롄을 잇는 피더노선을 통해 부산항을 동북아 환적허브화하기 위한 PO쉬핑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PO쉬핑은 특히 5월께 중동으로 시장을 넓힌 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엔 유럽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업계획이 마무리될 경우 PO쉬핑은 부산항을 거점으로 한 월드와이드 해운선사로 부상하게 된다.
“톈진, 다롄 등의 화물이 부산을 허브로 미주로 서비스 됩니다. 특히 미주 서비스에서 한국에 꽤 많은 선복이 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환적하던 화물들이 모두 부산으로 오게 되는 거죠.”
김 사장은 영업목표를 묻자 “한국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선사지만 너무 낮은 운임으로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고 한국 영업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영선 사장도 지난 1981년부터 해운생활을 해온 베테랑이다. 시랜드 시절을 포함해 머스크시랜드까지 20년 가까이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미주노선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전문가인 셈이다. 그는 중소화주들 위주로 영업을 시작한 뒤 향후 대형고객을 유치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시장운임을 철저히 조사해서 그 운임에 준해 서비스 퀄리티(품질)로 승부할 겁니다. 고객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죠. 운임도 중요하지만 우리 서비스의 운송기간이 워낙 강점이 크게 때문에 이를 부각시키고 정시운항과 대고객 서비스질을 내세워서 영업할 겁니다. 직원들에게도 그 부분을 당부하고 있어요.”
김 사장은 양질의 서비스를 목표로 직원 교육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새로운 회사인 만큼 젊은 피를 영입해 활력 있고 진취적인 회사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심산이다.
“전 평생 영업만 해온 영업맨입니다. 영업적인 마인드가 강해요. 능력 있는 직원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할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게 일터 아닙니까? 일터에 와서 즐겁게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게 바로 제 책임이죠.”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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