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1 15:00

KSG칼럼/ 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 (35)

2003년도에 이르자 그간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위기 고조와 선박 연료유가의 상승 및 북한의 핵 문제로 국제 정세와 해운시황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던 저해요소들은 ‘중국붐’을 타고 상쇄되어 외항해운은 유례없는 호경기를 구가했다. 특히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의 급증으로 벌크선 중심으로 시황 호조를 선도했다.

2003년부터 경기·해운시황 상승, 운임수입 118억달러 기록

미국과 아시아 전역이 ‘중국효과’에 힘입어 상승국면을 타자 수요를 따르지 못해 국내 기업들이 배를 잡지 못하는 현상을 빚기도 했다. 44개 국적 외항선사들의 선복량은 361척에 1,085만톤에 달했고 선사별로는 한진해운이 45척 260만톤으로 가장 많아 전체의 24%를 육박했다. 다음 현대상선,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대한해운, SK해운 등의 순으로 이들 대형 5사의 비중이 우리나라 외항선대의 76.6%라는 편중현상을 보였다.

한편 같은해 수출입 해상물동량은 5억8,627만톤이나 됐고 이 가운데 1억5,916만톤을 우리 배로 실어 날라 국적전 적취율은 21.1%를 보였으며 운임수입은 전년대비 20.75%가 증가한 117억9,182만달러를 기록하게 되었다. 유코카캐리어스(대표 빌헬름 헤그만), 장하선박(대표 이기남), 에스엔케이라인(대표 부성용), 대호상선(대표 박홍득)등 4사를 협회 새 식구로 맞아 들여 회원사도 모두 44개사로 늘어났다.

한편 외항업체들의 재무비율은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않아 자기자본 15.3%, 부채비율 556%, 고정비율 512.4%, 고정장기 적합율 6%에 유동비율은 67.5%로 나타났었다. 그리고 이같이 연간 운임수입이 100억달러를 넘어섬으로써 단일 산업으로서는 전자제품 자동차산업 다음으로 제3위를 차지하는 큰 규모로 성장하게 됐고 무역외 외화수입의 대종인 관광, 해외건설과 함께 빅3의 선두를 달렸다.

당시 정부 당국과 함께 선주협회 해운정책 실무책임을 맡고 있던 사령탑 박찬재 전무이사는 가끔 지나가다 친정집(?)에 들른 필자에게 초창기와 성장기의 해운발전의 보호막으로 큰 힘이 돼 왔던 정책적 배려나 금융지원이 깡그리 없어지고 국민적인 관심도 높지 않아 고립무원이 돼 간다고 걱정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세계화의 명분에 밀려서 겨우 상징적으로 남아 있던 ‘대량화물 국적선 이용제도’마저도 폐지되는 마당이었으나 간접 지원정책이라 할 수 있는, 전술한 협회 사무국의 노력으로 수출입은행(EXIM)이 관장하던 선박 건조자금을 국적선사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개선된 금융환경의 개선 노력은 상당한 진전을 보게 되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솟아난 구멍?

특히 해운, 조선, 화주업계가 공동 출자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금융제도를 근간으로 하여 해운전문 투자기관을 육성하고 해운경기 사이클을 적절히 이용하여 해운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은 물론 전문인력의 육성과 국부의 해외유출 방지를 도모하는 등의 해운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해무담당 상무시절 필자도 함께 머리 맞대고 논의하며 진전시켰던 부원과 해기사를 망라한 해상직원의 자질향상을 위해 양성학교 및 해기 교육기관과 산학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개최, 산학간의 깊은 의견교환을 통해 우리해운의 위상에 걸맞는 국제적 행사와 회의, 즉 ILO(국제노동기구), ITF(국제운수연맹), IMO(국제해사기구), IBF(국제교섭포럼) 등에 참여, 활발히 활동했던 시절의 기억이 제일 새롭다는 게 이 연재에세이 취재차 이뤄진 필자와의 통화에서 박전무가 전한 내용이다.


성장기의 각종 지원정책 완전 철폐, 세계무대 홀로서기 시작

그리고 선주협회는 7월 들어 건강상의 이유로 협회장직을 중도 사임한 현대상선 현영원 회장 유고에 따라 후임으로 즉시 수석부회장직을 맡아 온 KSS 장두찬 회장을 협회장 직무대행으로 추대했다. 그리고 전년도의 7월 하계에 이어 2003년 10월10일에도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사장단 연찬회를 개최했다. 한국상선대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운기업의 경영실적을 왜곡시키는 외화환산회계제도의 개선과 선박투자회사의 활성화, 대형 화주와의 전용선 계약 조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입을 모으고 대책수립에 골몰했다.

천안 소재의 수협중앙회 연수원에서 1박2일로 진행된 연찬회에는 50여명의 사장단이 참가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해운물류 중심전략의 실천방안과 해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방안을 광범위하게 다루며 격의없는 의견을 나누는 유익한 모임이 됐던 게 큰 보람이었다고 박전무는 회상한다.

아울러 해난사고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기사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산학협동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해기사들의 병역제도를 개선하고 근해정기항로 취항선사들 간의 협조체제 확립과 환적화물 수송을 담당하는 중소선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한편 중대 뉴스로는 2월26일에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취임을 들 수있다. 이에 앞서 2월17일 동아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허성관 10대 해양수산부 장관의 취임, 9월18일에는 해양부차관에서 승진하여 최낙정 제11대 장관이 취임했으며 10월14일에는 제12대 장승우 장관으로 교체되어 1년에 해운계의 정부수장 주무장관이 세번이나 바뀌었다.


16代 노무현대통령 취임, KSS 장두찬회장 선협회장 職代 추대

쎄븐마운틴해운은 산하에 황해훼리(대표 진종진 )를 설립했고 외항상선선원정책협의회는 해운사상 최초로 외국인 해기사 고용을 정식으로 합의 결정하는 획기적 성과를 거뒀다. 미얀마, 영국, 중국, 몽골과는 해기사면허 상호인정 협정을 체결하게 되고 한국선주협회와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은 외국항로에 종사하는 국제선박의 외국인 선원 고용범위에 관한 노사합의를 도출, 서명하기에 이른다. 창덕해운이 정식으로 외국인 해기사 고용의 첫 테이프를 끊는 선례를 남겼다.

정부는 항만공사법을 제정하여 지금의 BPA(부산), IPA(인천), UPA(울산) 등의 설립과 운영의 법적 근거를 만들었고 상해에서 제11차 한중해운협의회를 개최하고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대북지원 비료 2차분의 운송입찰을 실시하여 관련선사가 수송에 참여하게 되었다. 업계는 처음으로 환적화물 유치확대와 관련, 볼륨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했다.

또 5월의 네팔을 필두로 하여 6월에는 벨라루스, 7월엔 슬로바키아와 칠레, 8월에는 미얀마와 각각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했다. 한국해운학회는 ‘한국해운물류학회’로 개칭을 하게 되었으며 8월에는 제12차 ASF(아시아 선주포럼)가 홍콩에서 열려 협회 임직원 다수가 참가했다.

한국해사재단은 박종규 전 KSS해운 고문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고 상해에서는 제11차 한중해운협의회가 열렸으며 국내 최초로 선박펀드사인 한국선박운용주식회사(대표 김연신) 설립을 보게 되었다. 동해선 임시도로의 개통과 시범육로관광의 길이 열려 3회에 걸쳐 1005명의 일반인 관광객이 개성의 선죽교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했다.

2003년,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사건은 전운이 감돌던 중동지역에서 드디어 전쟁이 일어난 것이었다.

미국과 이라크간에 전면전이 시작된 것. SF영화에서나 봄직한 최첨단 무기를 이용한 미국의 대 이라크 무차별, 대규모 공습은 주요 목표지를 정밀 타격하여 공격개시 20일만에 바그다드가 함락됐다. 그러나 잘잘못 찬반은 엇갈렸다.

5월1일에는 주요지역에서의 전투종료를 선언하고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8개월만의 도피생활 끝에 12월13일 체포되자 이라크전은 겉으로는 종지부를 찍게 된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듯 세계 시장에서의 홀로서기 목표를 체질과 경영 환경의 개선에 두고 해상안전 시스템 구축과 국제해운협력의 강화 등 한국상선대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삼기도 했다.

한편 필자의 군산 직장 D마린도 3년째 근무에 접어들자 얼굴마담(?)이 해야 할 범위내의 주어진 미션을 다 한 같고 더 이상 개척의 여지가 안보였다. 노류장화(路柳墻花)처럼 무위도식 하기가 미안하고 노추를 거둬들이는 체면도 차려야 했다.

그만 두겠다는 의사 전달이나 사직절차가 복잡하지도 않은데 어영부영 하다보니 수삼년이 흐른 것이다.


美·이라크 全面戰, 후세인정권 몰락 해운침체 위기극복 계기

월말에 날짜 맞춰 송금해 오는 급여가 요긴하긴 했지만 받아쓰는 손이 부끄러워 시월쯤엔가 사의를 표했으나 J사장은 막무가내로 그냥 적만이라도 두기를 바랐다. 그러나 선택이란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하는게 아니라 둘 중의 하나를 버리는 것이라 했겠다. 마땅히 갈 곳을 정하거나 딱히 오라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마지막 한달만 더 공돈을 타고 이젠 환갑 진갑 다 지나 날아가는 새도 돌아보지 않을 나이가 됐으니 주저없이 공기좋고 환경좋은 일산 호수공원 노인복지관으로 가리라 굳게 맘 먹고 다짐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또 귀신같이 낌새를 챈 듯 심상찮은 일이 생겼다. 인천소재 유사업종 H선사 J사장이 은근한 눈치를 보내 온 것이었다. 생각 좀 해 보겠다고 답하고는 휴식 겸 장고에 들어가 시쳇말로 산토끼(?) 다시 뛸까 말까를 고민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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