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4 02:16

2010 항로총결산/ 한중항로

레진 등락에 ‘웃고울고’…운임 내리막길
상반기 강세서 하반기 ‘힘빠져’

한중항로에선 올해 들어서도 지난해에 이어 수출물동량의 성장세가 지속됐다. 반면 수입물동량은 2009년에 비해선 상승했지만 금융위기이전 수준에 비해선 크게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한중항로의 컨테이너 수송실적은 117만1천TEU로 2009년 98만6천TEU에 비해 18.8% 성장했다. 하지만 2008년의 129만1천TEU 2007년의 126만6천TEU에 비해선 각각 9.3% 7.5% 뒷걸음질 쳤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금융위기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레진 수요가 강세를 보였던 수출물동량만 놓고 보면 사정이 달랐다. 같은 기간 수출물동량은 48만7천TEU로 1년 전의 47만1천TEU에서 3.3% 성장했다. 2008년의 48만6천TEU를 소폭 웃돌 뿐 아니라 2007년의 46만9천TEU와 비교해선 3.7% 늘어났다.

반면 수입물동량은 예년에 비해 여전히 두 자릿수로 하락하며 2010년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이 기간 수입항로 실적은 68만4천TEU로 2009년 동기 대비 33% 늘어났다. 하지만 2008년의 80만5천TEU 2007년의 79만6천TEU에 비해선 각각 15% 14.1% 가량 감소했다.

하반기 들어 시황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름 휴가철 동안 내림세를 나타냈던 레진 물동량이 계속해서 약세기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수출 물동량은 우리나라 추석 연휴기간동안 하락세를 나타낸 뒤 10월 초 일주일간의 중국 국경절까지 겹치면서 맥을 못 췄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레진 물동량이 크게 호조를 보였던 만큼 하반기엔 (연간)계약했던 물량 수준까지 다다르면서 수출이 소강상태를 보였다”며 “레진 물동량의 약세로 전체적인 항로 시황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6월 말 중국과 대만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 이후 대만산 레진제품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항로에 중장기적으로 먹구름이 되고 있다. 한국의 절반 가격인 중동산 레진 제품의 중국 공습도 위협적이다.

물동량 약세로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70달러대를 유지했던 부산발 중국행 수출 운임은 50달러대 안팎으로 소폭 하락했다.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서 있는 광양·울산발 운임도 종전보다 20달러가량 떨어진 120달러선대를 보이고 있다. 수입항로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크게 물동량이 하락한 뒤 올해 들어서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자 운임도 하반기 이후 50달러대에서 0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유가할증료 등을 받고 있어 실질적인 제로운임은 아니라고 하지만 기본운임을 못 받을 만큼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정부의 운임공표제 도입으로 제로운임이 사라졌다가 다시 시장에 나타난 것이다.

한편 해운합리화 이후 25년만인 2009년 12월 창립한 양해해운이 동남아항로와 한중항로에 진출, 항로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양해해운은 설립 초기 동남아항로만을 서비스해오다 올해 8월부터 상하이 직기항 서비스를 추가했다. 하지만 서비스 개설 뒤에도 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에 가입을 못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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