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4 01:54

2010 항로총결산/ 중동항로

시황 호전세…對이란 제재조치 등에도 비교적 선방
GRI는 계획보다 성공률 밑돌아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한파로 침체되던 중동항로는 올해초 빠른 회복세로 나타냈다. 중동 곳곳에서 건설, 토목, 플랜트 등 인프라의 확충 및 현대화가 진행되며 관련 화물들의 물동량이 꾸준하게 신장세를 보였다.

전통적으로 강세 품목이었던 레진이나 프로젝트 관련 품목 뿐만 아니라 자동차, 자동차 부품, 타이어, 무선전화기, 에어콘 등도 호조세를 보였다. 연초 물동량 상승 흐름은 3월부터 라마단 기간 및 이란 제재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8월까지 물동량이 선복량을 넘어서는‘오버부킹’ 현상까지 발생해 선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2010년 중동 경제전망이 핑크빛으로 전망되자 선사들도 중동항로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MISC는 1월 말 4천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투입해 부산과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잇는 할랄익스프레스2(HE2) 서비스를 신설하는 등 중동지역 서비스를 강화했다.

현대상선과 하파그로이드는 중동지역 서비스인 KMS(KOREA-MIDDLE EAST)항로를 4월 중순께 확대 개편했다. 현대상선이 컨테이너선 4,600TEU급 5척을 6,500TEU급 5척으로 확대했으며 하파그로이드는 6,8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새롭게 투입한 것이다. 선사들의 선복 확대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도 물동량 상승의 흐름을 이어나갔다. 5월 중순 이후부터 늘어난 선복을 모두 채우는 것은 물론 오버부킹이 벌어지는 등 호황세를 누렸다.

하지만 올해 기본운임인상(GRI)은 계획했던 만큼 성공적으로 부과하지 못했다. 4월1일부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0달러의 폭으로 실시됐던 GRI의 경우 일부 선사에서만 원활한 부과로 채산성 개선에 힘을 보탰을 뿐 나머지 선사들은 화주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자 선사들은 운임이 높은 중국으로 선복 배정을 늘렸으며 결과적으로 한국 해운시장의 선복난으로 이어졌다. 수급상황이 빠듯해지자 화주들 사이에선 한동안 선복잡기가 힘들었다. 여세를 몰아 선사들은 대대적인 운임 회복작전에 올인했다. 6~7월 2달동안 GRI가 연달아 실시됐으며 PSS도 이례적으로 같은 기간 2차례로 나뉘어 부과됐다. 그 결과 선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입었던 손실 폭을 크게 만회하고 운임이 상당히 회복됐다
고 말했다.

올 상반기 對이란 물동량은 전년대비 50% 이상 증가했으나 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수출이 중단되거나 우회하면서 타격을 입기도 했다. 9~10월은 미국의 對이란 중국으로 빠졌던 선복이 중국발 운임이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로 되돌아오는 등 소석률이 85~95%로 떨어졌다.

이란 제재가 풀린 10월말까지 계획된 GRI는 대부분 실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연말까지 물동량은 다시 늘어나 소석률은 90~100%를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11~12월에도 물동량은 큰 변화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중동항로 선사협의체인 IRA(Informal Rates Agreement)는 2011년 운임회복(GRR) 계획을 발표해 내년 1월1일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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