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1 16:00
그린해운…감속운항 고민에 빠지다
주목받는 감속운항 양면성 고려해야
●●●해운에서 그린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이상화탄소량을 줄이기 위한 범지구적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충배 중앙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의 감속 운항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그린 해운에 대한 의견과 함께 감속운항에 주목했다. 국제해사기구(IMO) 조사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국제해운부문은 약 8.4억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발생시켜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해운 : 감속운항이 주목받고 있다.
선박의 CO₂배출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신조선의 디자인 부문과 모든 선박의 운항부문이다. IMO 보고서에 따르면, 각각의 부문이 최대 5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선박의 디자인에서 선박의 속도, 지속운항능력, 동력과 추진시스템, 연료 등의 요소에서 탄소의 감축을 고려한 설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선박의 운항관련 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축비중은 선대의 운영, 물류와 인센티브 분야의 이산화탄소 감소량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운항 최적화와 연료 관리가 최대 10%로 동일한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감속운항을 들 수 있다. 감속운항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어 환경친화적 해운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료비의 절감을 가져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선박의 연료유(벙커C유) 가격의 급등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논의 확대에 따라 선사들은 감속 운항(slow-steaming)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감속운항에 따른 연료의 효율성 제고 및 CO₂ 배출량의 상관관계는 선박의 속도가 증가되면 엔진에 많은 부하가 걸리게 돼 연료의 소모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며, 이는 CO₂의 배출량의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 컨테이너 선박은 최고 속력대비 50% 수준이 연료 효율면에서 가장 경제적인 운항이며 이는 엔진 부하의 1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에 대해서는 14노트의 스피드에 해당한다.
비록 감속운항이 연료비 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가져오지만 장거리 항로의 경우 추가적인 선박의 투입을 요하기 때문에 전체 비용을 고려해 감속 수준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유럽항로의 경우 정규 속도와 초 감속운항(Super Slow) 간에 투입 척수 차이는 2척에 달한다.
2007년 말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에 이은 해상 물동량의 급속한 감소와 더불어 대형 해운회사들은 감속운항을 통해 운항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탄소배출량의 감소를 추진해왔다.
예를 들어 프랑스 CMA-CGM은 최근 일본 케이라인으로부터 5,5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용선해 아시아-유럽항로인 NCX서비스에 투입했다. NCX서비스에는 컨테이너선 8척이 투입돼 부선-텐진신항-칭다오-샤먼-츠완-싱가포르-포트켈랑-제다-몰타-사우스햄톤-함부르크-로테르담-지브니지-다이에티-제다-포트켈랑 루트를 운항 중인데 이번에 새로 투입된 선박은 기존 선박의 대체용이 아닌 추가 투입이다. 다시 말해 기존 8척이 운항하던 항로를 9척이 운항하게 되는 셈이다. CMA-CGM은 투입선박의 추가와 함께 이 항로의 동향루트(유럽→아시아행) 기항지에 르아브르와 베이루트 등 2개 항만을 추가시켰으나 전체 스케줄상으로도 여유가 생긴다고 한다.
NCX항로에서 1척의 선박이 증가하면서 기항지도 2곳이 늘어나지만 전체 스케줄에도 여유가 생겨 서향루트(아시아→유럽행)의 경우 항속을 평균 1~2노트 가량 감속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8척 운항시보다 연료비가 10% 가량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2010년 2월부터 CKYH 얼라이언스가 감속운항 형태로 운항하고 있다. NYK, 하파그로이드, MISC, OOCL 등 4사로 구성된 그랜드 얼라이언스 역새 같은 방식을 통해 원가 절감을 꾀하고 있다. 그랜드 얼라이언스는 현재 6,000TEU급 8척을 투입하고 있는 EU2 서비스에 올해 초부터 1척을 추가해 9척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선사의 하나인 한진해운은 원양항로인 아시아-북미, 유럽 항로 등에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진해운에 따르면 투입선박의 운항속도를 기존 20~23노트(시속 약 44km)에서 16~19노트(약 30km)로 줄이는 감속운항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감속 운항을 통해 연료비가 최대 10~1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료비 최대 10~15% 저감
감속운항에 따른 효과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전체 운항에서 연료의 소모량이 줄어들어 연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 국제 경제의 변동성과 더불어 유가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가의 지속적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감속운항의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둘째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감소시켜 환경 친화적인 기업으로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감속 운항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에 비해 부정적인 효과 또한 고려해야 한다. 우선 선박 투입 척수의 증가를 들 수 있다. 감속 운항에 따라 선박의 회항시간이 길어져 동일항 운항 빈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선박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선박의 확보 및 운항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이 소요된다.
2008~2009년도의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물동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선박의 대규모 계선이 뒤따랐다. 이 경우 계선된 선박을 감속운항에 따른 추가 선박의 투입에 활용하게 되면 선사로서는 운항수지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다음은 운송서비스 품질의 악화를 들 수 있다. 즉 운항 속도가 감소하게 되면 운송서비스의 시간이 길어지게 돼 신속성 또는 정시성을 요구하는 고객의 불만이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운송비와 운송서비스의 품질 간에는 트레이드-오프가 존재한다. 즉 운송비를 저렴하게 하면 즉, 운송속도를 늦추게 되면 운송서비스의 품질(속도)이 악화된다. 이 경우 화주의 입장에서 운송비의 절감에 대한 운송품질의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할 것인가가 감속 운항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선사들의 감속운항 결정은 향후 해운시장의 환경변화, 즉 해상운송 서비스의 수급 상황, 유가 수준, 선사의 녹색 해운에 대한 의지, 화주들의 운송품질과 운임에 대한 인식 변화 등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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