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환율 동향과 2011년 전망>
원/달러 환율은 2007년 중 900원대에 머물렀으나 동년 12월 이후 상승세를 기록해 2009년 3월에는 1,462원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이후 대체로 하락추세를 나타냄으로써 2010년 1~3분기에는 평균 1,176원 정도로 낮아졌다.
2009년 초의 환율상승은 리먼((Lehman Brothers Holdings Inc.) 사태의 영향에 다른 금융시장 불안 및 유동성 위기의 영향에 기인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근래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경상수지 흑자기조의 지속으로 원/달러 환율은 약세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 10월 15일 현재에는 달러당 1,113.9원을 기록했다.
향후 상당기간 원/달러 환율은 약세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는바, 그 주요 원인으로는 첫째,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경제 펀더멘털(fundamental)과 경상수지 흑자기조 둘째, 미국의 경상수지 및 재정적자 셋째, 세계경제 위기 이후 미국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 감소 넷째, 환율을 둘러싼 국제갈등으로 인한 개도국 통화절상압력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주요 민간연구소 및 기관들의 2011년 환율 전망을 보면 1,030~1,100원 정도로 나타났다. 물론 대부분의 경제전망 자료가 그러하듯이 이러한 전망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07년 말 국내외 22개 금융회사와 연구소가 전망한 2008년 환율 전망치를 보면 단 1개 기관만이 연말 기준 1,000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중 9개 기관은 800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MTO 뉴스, 2008. 12. 30 참조).
<환율 하락의 거시경제적 영향>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국내외 거시경제환경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의 재무성과를 변화시킴으로써 해운업계의 경영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국내외 거시경제환경에 대한 영향을 보면 첫째,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에 대한 국제적 환율인하 압력은 이들 국가의 수입확대로 이어지기보다 보호주의 강화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적 환율갈등은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수출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유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의 경우 환율인하로 인하여 수출둔화 및 경기하락의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환율갈등으로 중국(중국 및 홍콩에 대한 2010년 1~8월 중 수출은 전체 수출의 25.3% 차지)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들의 경기가 둔화될 경우 한국경제의 성장기조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
셋째, 원화강세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외국 단기성 자금이 주식 및 채권시장에 유입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 특히 원화강세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이들 자금은 단기간에 재이탈하며, 그 결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환율 하락의 해운기업에 대한 영향>
해운기업들은 국제시장을 대상으로 경영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운송거래의 대부분이 달러화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환율변동의 영향을 회피하기 어렵다. 그런데, 해운거래 관행 상 운임수입뿐만 아니라, 비용지출도 대부분 달러화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환율변동의 기업경영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즉,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과 비용이 모두 감소하므로 그 변동폭이 매우 크지 않은 한 순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원/달러 환율하락의 해운업계에 대한 영향을 현금흐름(cash flow) 측면에서 살펴보면 대부분의 거래가 달러로 결제되며, 환거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달러화와 원화 예금잔고를 상당액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있어 환율 하락의 체감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해운기업의 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원/달러 환율하락은 원화 기준 수입을 감소시키는 한편, 비용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인건비, 국내터미널 하역료 등 일부(약 25%) 비용은 원화로 지출하게 되며, 이 경우 달러화를 원화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환거래 손실이 발생한다.
그리고 외화자산에 대해서는 외화환차손(거래발생 시 발생) 및 외화환산손(연말결산 시 발생)이, 외화부채에 대해서는 외화환차익(거래발생 시 발생) 및 외화환산익(연말결산 시 발생)이 각각 발생한다. 그 이외에도 외화자산 및 외화부채의 원리금상환과 관련해서도 외환관련 손익이 발생한다. 이러한 외화관련 영업외손익의 순효과는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의 상대적 다과(多寡)에 따라 달라진다. 전자가 후자보다 많을 경우에는 마이너스(-)효과가, 그 반대일 경우에는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외화관련 영업외 손익발생실적을 보면 환율이 상승했던 2008년의 경우에는 외환관련 이익이, 하락했던 2009년에는 손실이 각각 발생했다. 그러나 2004년에는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과는 달리 외환관련 이익이 발생했다. 따라서 환율변동과 외화관련 영업외 손익과의 관련성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외항해운기업들(한국선주협회 회원사)의 2008년 손익계산서를 기초로 환율 하락에 따른 손익 변화를 추정해 본 것이다. 추정결과를 보면 외항해운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9,570억 원, 20% 하락할 경우 1조 9,4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여기에서는 영업외 수익과 비용에 해당하는 외화환차손익 및 외화환산손익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들 영업외 손익항목의 변동은 환율변동과 일관된 관계를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하락에 대한 대응방향>
해운기업들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용의 발생이 가능한 한 달러화 기준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연료, 선용품 등의 해외조달 비중을 높이고 둘째, 외국선원의 비중을 증대하는 한편, 임금을 달러 기준으로 지급하며 셋째, 해외 현지차입 비중 중대 및 달러화 차환(借換)을 추진하는 등의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화환산 수입의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화할증료(currency adjustment factor: CAF)를 부과하는 방안도 강구해 봄직하다.
한편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금의 수입과 지출시기를 일치시키는 매칭(matching), 외환수입과 결재시기를 의도적으로 앞당기거나 지연시키는 리딩/래깅(leading/lagging) 등의 방안이 내부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그리고 금융기관을 통한 선물환 거래를 이용하여 장래 발생할 포지션의 환율을 현재 시점에서 고정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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