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2 14:40

KSG에세이/ 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13)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 (13)

업무와 휴식의 명확한 한계와 구분을 주장하는 신임 이종순전무는 일 할 땐 일하고 놀 땐 논다는 원칙아래 모든 업무를 부서장이나 담당들에게 일임하여 부서 책임하에 처리하게 한후 필요시에만 챙겼다. 비교적 선이 굵게, 업무수행 과정에서 중간체크를 일삼아 상사를 의식하는 부담으로부터 자유롭게 풀어놓는 개방 스타일이었고.

무엇보다 신기했던건 부임후 처음 며칠은 기사를 두고도 손수운전으로 출퇴근을 하는 모습이었고 당시로는 타이프치는 여직원이 없으면 단 한 건의 짧은 문서라도 발송을 못하던 시절인데 가끔 영문 발송문서를 직접 타이핑 하는 걸 보고선 남자가 애기라도 낳듯 너무나도 놀랐던 일.

직장에서 페이퍼워킹 과정 변천사를 돌이켜보면 그 당시는 당담이 기안을 해서 차상급자에게 올리고 정해진 결재라인을 통해 윗선으로 올라가 최상급자의 결심을 얻어 시행이 결정되면 주로 여직원 타이피스트나 텔렉스담당의 손을 거쳐 문서가 시행 및 발송됐었다.

특히 정부기구에선 동료끼리 결재 선취권을 얻기위한 경쟁이 치열했고 기안해서 발송문서를 만드는 과정보다 결재시간이 더 걸리기도 해서 결재 잘 받는 직원이 가장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결재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나 풍속도를 요새 직장인들이 이해나 할까 싶다.

부임 며칠뒤 이전무 환영회식 술자리 현장. 수십명의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우선 남녀 공히 무차별로 돌아가며 한사람도 빠짐없이 1차로 소주 한 잔씩을 주고는 즉시 되받아 마시는 데는 아연실색에 놀랄 노짜가 아닐수 없었다.

50명이면 50잔이려니 도대체 선 자리에서 단숨에 몇 병을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이란 말인지 궁금도 했고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누군가의 귀띔처럼 ‘독일제 특제 간(肝)’을 장착했다는 표현이 실감나고 직접 그 현장이 확인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86년 3월21일. 부임한지 두달이 넘자 신임 이전무는 사무국의 조직을 개편, 협회 기능의 가장 핵심적인 정책업무의 담당부서인 업무부에 조사부를 합쳐 ‘조사업무부’를 신설하고 필자에게 두개의 부서를 커버하는 조사업무부장으로 발령했다.

빗자루 든 놈 보고 마당쓸라 한다듯 닥치는대로 시키는 일들을 아무거나 처리하다 보니 이골이 난건 사실이고 본바닥에 와서 조사부 해무부 국제부를 거치면서 14년간이나 변방의 여러업무를 익힌 터이니 비록 두개부서를 합치긴 했지만 메고나면 상두꾼이요 들고보면 초롱꾼이라 그냥 요령소리를 내며 잰 걸음으로 새 업무처리에 또다시 갖은 노력과 온갖 꾀와 요령을 총동원 해야만 했다.


2개 부서 합친 “조사업무부장” 으로 다시 책상 옮겨

원유를 비롯한 철광석 석탄 비료원료 곡물 원목 원당등 주요 정책화물은 대형선사들이 포항제철 한국전력 사료협회 등과 개별적으로 전용선 계약 또는 장기운송 COA계약으로 커버하고 별도로 발전용 석탄등을 스팟시장에서 들여올 때는 선복의 효율적 운용과 적정운임수준 유지를 위해 협회위원회 설치운용규정에 따라 원양선사협의회 기능을 통해 제반 결정사항을 준수하여 수송토록 엄격히 규제를 했다.

사장단 및 중역회의와 실무자회의를 별도로 두고 사안의 대소나 완급에 따라 사무국이 이를 필요에 알맞게 적의 운용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맡았다. 호주머니에 운임이 들어오는 1차관문인 협의회의 결의사항에 선사별 이해가 엇갈려 늘 격렬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열을 올리고 핏대를 내는 싸움터로 돌변하기가 일쑤였다.

이를테면 중국산 석탄수송 입찰시에 여러 선사가 마구 참가하여 최저가에 낙찰되는 수모를 무릅쓰고 이전투구 끝에 덤핑요율을 따오는 제닭 잡기를 피하기 위해 한 두 선사가 Bidding(운송권입찰)에 참가해서 유리한 레이트로 낙찰을 시켜 수송물량을 확보한 후 이를 협의회에서 각사 형편에 따라 배분해서 미리 정해놓은 순번제나 로테이션으로 나눠갖는 소위 Re-let(재분배) 방식으로 처리하는게 협의회 기능 본보기 중의 하나였다.


이종순 전무는 大宗 정책화물 수송 확보에 올인

관료출신에 체격적으로도 우람해서 회의 시작 모두부터 헛기침을 섞어가며 하이톤으로 으름장(?)을 놓고서는 목적하는 방향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솜씨가 과연 협상의 달인답게 잘 먹혀 들어가서 참석자들 거의가 볼멘 뒷소리는 할 지언정 쾌도난마로 결론을 도출하는 카리스마 앞에는 모두가 우선 “좋습니다”나 “알겠습니다”로 일관하기 일쑤였던 것 같다.

그러나 김 안나는 숭늉이 더 뜨겁다고 했듯이 모였을땐 오케이 하고서 돌아서면 서로가 부글부글 끓으니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뿐 아니라 바이레이션이 유발하는 후유증이 너무나 심각했다. 우선 이를 무엇으론가 묶고 엮어야 할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생각끝에 사장단과 중역회의는 이종순 전무이사가 중심이 되어 골프모임을 만들기도 했고 이는 오늘날까지 대종화물을 국적선에 유보시켜 해운업게 기반을 굳건히 다지는 초석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실무책임 부장들이나 이사급을 대상으론 선사별로 돌아가며 술사기 모임을 만들어 대낮에 회의실 의자에 앉아서 얼키고 설킨 실타래를 저녁때 술잔 놓고 방석에서 푸는 터미네이터 역은 필자가 맡았던 바 지금은 한두명을 제외하고 현역을 접은 그 이름 그 얼굴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86년중 수출입 해상물동량은 전년대비 15.6%가 증가한 1억5천4백만톤으로 이중 6천9백만톤을 국적선으로 실어날라 44.8%의 적취율을 시현했고 운임수입 역시 20억 4백만 달러로 저조한 편이었으며 컨테이너 화물도 126만TEU중 42만TEU를 수송하여 33%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정기선 부정기선 모두 운항수지 개선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기록을 남겼다.

해운공사를 인수하여 경영실책으로 고전을 겪던 대한선주는 86년 11월에 재무부와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이 정리방침을 확정지었고 12월엔 평택항과 광양항이 비슷한 시점에 개항을 보게 됐으며 그 밖에 해양소년단 인천연맹이 창단을 했고 국가적 행사로는 9월20일을 출발로 아시언 게임을 무사히 치렀고 바깥 세계 사건으로는 원전의 악몽,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대형사고로 3천명의 인명이 희생되는 사상 최대의 재앙이 닥치기도 했다.

한편 합리화란 거센 폭풍이 지나고 통폐합의 중증이 아무는 과정에서 신임 전무이사와 조사업무부장은 학연이란 작은 고리가 작용한 탓인지 아래위 가리며 큰 눈치 보지않고 소신껏 발품을 팔았다. 본사가 부산인 회원선사를 직접 찾기도 하며 여하튼 당시는 장개석 군대처럼 매일 회의를 밥삼아 일도 많이 했고 술자리도 자주 벌였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당시 유행시켰던, 필자도 배워서 요즘도 가끔 써 먹는 상투어가 떠오른다.

이전무는 일 처리나 술자리에서 직원들을 독려할 때면 으례 외는 주문이 “일 못하는건 봐 줘도 술 못하는 건 못 봐준다”였고 결국 “술을 제대로 잘 마실줄 아는 사람이 일도 또한 제대로 잘 한다”는 얘기를 했고 복무지침처럼 유행했었던 바 이는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 업무신조 즉 주석에서의 모토이며 공약이요 슬로건이었다.

그래서 이종순 전무가 주관하는 술자리에서 자주 쓰는 주법이랄까 주도에 관한 음주원칙이 있어 한때 널리 유행했고 아직도 선명히 기억에 남는 11가지 수칙은 ‘놓틀카찡떼오 안돌살콜물’로 불리는 FM이었던바 이를 안지키면 옳은 술꾼이 아니라고 규정했는데 행시로 정리해 보면

놓 : 일단 술잔을 들면 중간에 절대 “놓”지 말고
틀 : 술잔을 받으면 고개를 옆으로 “틀”지 말며
카 : 마시고 난 후 “카~!”하며 소리내서도 안되고
찡 : 술잔을 들고 절대 “찡”그리며 마셔선 안되며
떼 : 마시는 도중 입에서 술잔을 “떼”지도 말아야하고
오 : 속도 맞춰 너무 “오”래 마시지도 말것이며
안 : 마시는 도중에 절대 “안”주를 먹어선 안되고
돌 : 마시던 술잔을 다 비우기 전엔 “돌”리지도 말며
사 : “사”이다를 타 마시거나 입가심해도 안되고
콜 : “콜”라로도 역시 입가심하며 마셔선 안되며
물 : 술마신 다음 “물”을 마셔 희석해서도 안된다.

로 된 내용였었고 한 시대를 풍미하는 주당들의 구호는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듯 해도 지금도 모여 술자리를 벌이면 옛날을 들먹이며 다시 회자시키곤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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