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0 11:35
세계 금융위기속 한국 수출 선전했다
작년 실질 수출액 오히려 0.04% 증가
●●● 세계 금융위기속에서도 한국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세계 금융위기로 작년 국제교역이 전년대비 12.2% 감소했으나 2009년 한국의 실질 수출액은 오히려 전년대비 0.04% 증가했다. 2007~2008년에도 한국 수출의 연간 증가율은 세계 교역량 증가율의 2배로 타국에 비해 빠른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고려할 때 작년 세계 교역량이 12.2% 감소했음에도 한국의 실질 수출액이 전혀 감소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 선전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2008년 92.1%, 2009년 82.4% 등 매우 높은 수준이다. 명목금액으로 볼 때도 2009년 전세계 총수입액이 전년대비 21.8% 축소된데 비해 한국의 수출액은 13.9% 줄어드는데 그쳤다.
2000년대 후반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들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에 따라 세계 교역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세계 경제규모는 0.6% 축소됐으나 신흥국은 2.4%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중국이 전년대비 8.7% 성장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인도가 5.7%, 아세안이 1.7% 성장하는 등 신흥국들이 세계 경기회복을 견인했다.
선진국 3.2% 축소
반면 2009년 미국이 전년대비 2.4%, 유로지역이 4.1%, 영국이 4.9%, 일본이 5.2% 축소되는 등 선진국 경제규모가 3.2% 축소됐다. 전세계 교역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33.4%에서 2009년 40.5%로 크게 증가했다.
1990년대 세계교역에서 신흥국의 비중은 30%미만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고성장 신흥국에 대한 절대적 수출확대는 물론이고 상대적인 수출규모도 증가해 한국 수출의 신흥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2005~2009년사이 신흥국의 총수입액에서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67%로, 2000~2004년의 4.22%에 비해 증가세를 나타냈다.
신흥국 시장확대와 한국의 신흥국 시장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한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증가했다.
반면 한국 수출의 선진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000년대 초반을 정점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신흥국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커지면서 한국 수출에서 대 신흥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증가했다.
한국의 대 신흥국 수출비중은 2005년 5.9%에서 2009년 67.3%로 증가했다.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 대중국 수출비중이 2000년 10.7%에서 2005년 21.8%, 2009년 23.9%로 급격히 증가했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의 대신흥국 수출액은 228.2% 증가했는데, 이중 209.5%포인트는 신흥국시장 자체의 확대가, 18.7%포인트는 한국의 신흥국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여했다. 아세안 회원국으로의 수출도 2009년에는 총수출액의 11.3%를 차지해 대미 수출이나 대일 수출보다 비중이 커졌다.
한편 2009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276원으로 2008년에 비해 원화가치가 13.6% 낮게 유지됐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7년 연평균 929원/달러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2009년 3월 3일에는 1,574원/달러까지 상승했다. 2009년 12월 31일에 달러당 1,168원까지 다시 하락하기는 했으나 연중 전반적으로 고환율을 유지했다. 달러 뿐아니라 엔화, 유로화, 위안화 등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2009년중 고환율을 유지했다.
2009년 연평균 엔화가치가 엔화, 유로화, 위안화에 대해 2008년대비 각각 21.0%, 9.4%, 14.9%씩 낮게 유지됐다.
2009년 원화의 달러대비 월별 실질 실효환율 평균은 1달러당 1,028원으로 연평균 환율 1,276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고환율로 인해 원화표시 수출단가를 유지하면서 외화표시 수출단가 인하가 가능해 수출물량 유지에 기여하고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를 방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기가 불황을 맞으면서 수요가 크게 감소해 2009년중 수출단가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전세계 교역에서 2009년 수출단가가 전년대비 10.6% 하락했으며 한국의 경우 달러표시 수출단가가 16.5% 하락했다. 외화표시 수출단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으로 인해 원화표시 수출단가는 2009년에도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09년 수출단가지수가 2008년보다 16.5% 하락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같은 기간 15.8% 상승해 원화표시 수출단가의 하락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09년중 달러표시 경상수출액은 전년대비 13.9% 축소됐으나 원화표시 경상수출액은 0.76% 축소되는데 그쳤다. 2009년 수출단가지수가 전년대비 16.5% 하락하면서 수출물량 감소를 방지해 2009년 수출물량지수는 오히려 0.6% 상승했다.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유지돼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고용 조정이 상대적으로 소폭에 그치고 내수회복에도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다.
중간재 수출비중 50% 넘어
한편 한국 수출에서 부품, 소재 등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대들어 꾸준히 증가해 금년 1/4분기에는 최초로 총수출의 50%를 초과했다.
올 1/4분기 부품·소재 수출액은 517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액 1,014억달러의 50.9%를 차지했다. 금년 1/4분기 총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36.2% 증가한데 비해 부품·소재 수출은 54.8%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과 자동차엔진 등 자동차부품의 수출증가세가 두드러지며 부품·소재 수출의 증대를 주도했다. 한국의 부품·소재 수출비중은 주변국과 비교할 때도 높은 수준으로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구조의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2005~2009년 한국의 부품·소재 수출비중은 평균 45.0%로 2005년이후 부품·소재 비중이 일본보다는 낮지만 중국, 미국, 유로지역보다 높다.
세계경제 회복세에 따라 수출품 수요가 증가할 때 최종재 뿐아니라 부품 및 소재까지 수출하면 우회 수출이 가능해져 추가적인 수출증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최종재 수출이 증가할 때 한국의 대중 부품·소재 수출이 함께 증가하는 것이 우회 수출의 좋은 예다.
금년 1/4분기 대중 총수출은 전년동기대비 61.0% 증가한데 비해 대중 부품·소재 수출은 70.8% 증가했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신흥국에 대한 수출확대 노력을 강화해 총수출 증대의 발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기 회복기에도 당분간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부각되는 소비시장으로서의 중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중국의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중인데, 한국의 대중 수출중 소비재는 작년 6%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막대하다.
인도, 아프리카 등지에서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08년과 2009년 인도는 각각 7.3%, 5.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금년이후에는 상대적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금년에는 환율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고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 유지 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00원으로 2009년대비 원화가치가 16% 상승할 전망이다.
가격경쟁력 악화에 대비해 품질 및 서비스 등 비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품·소재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부품 및 소재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부품·소재산업의 부가가치는 일반적으로 최종재 제조업에 비해 높으며 향후에도 부품·소재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 반도체 및 전자부품 산업 부가가치율은 24.9%, 자동차 부품은 33.7%, 액정표시장치는 35.5% 등으로 제조업 평균 21.4%보다 높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등을 통해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부품·소재 무역수지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흑자를 보이고 있으나 대일 수출에서만은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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