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운임 하락을 방어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선적상한선(실링)을 70%대로 조여 운임 안정화에 나섰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던 수송 물동량은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39만3500TEU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의 135만8400TEU에 견줘 2.6% 증가했다. 한일항로 물동량은 성장세를 띤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수출화물은 2% 감소한 29만200TEU에 그쳤지만 수입화물이 5% 늘어난 26만6000TEU에 이르며 선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 몇 년간 심각한 침체를 보였던 수입화물이 다시 살아나면서 지난해 54 대 46까지 벌어졌던 수출입 화물 비율은 올해 52 대 48로 좁혀졌다.
같은 기간 제3국이 출발지이거나 도착지인 환적화물은 83만7300TEU로, 4% 성장했다. 이 가운데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2% 늘어난 14만6600TEU, 국적선사가 아시아 역내 지역을 거점으로 수송한 3국 간 화물은 2% 늘어난 69만7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반 토막 나는 침체를 보였던 피더화물이 회복세로 돌아선 건 고무적이다. 2022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20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피더화물은 올해 5월 오름세로 돌아서 8월 46%, 9월 65%, 10월 101%, 11월 103% 등 하반기 들어 폭발적인 증가율을 시현해 선사들에게 힘을 보탰다.
월간 물동량 실적은 11개월 중 8개월간 플러스 성장하는 호조를 보였다. 1월 -2.4%의 부진한 성적을 내며 올해를 시작했지만 2월에 4.7%로 반등한 뒤 3월 3.8%, 4월 1.6%, 5월 2.7%, 6월 5.4%의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하반기엔 7월 -3.7%, 8월 1.9%, 9월 -1.6%의 등락을 보이다 10월과 11월 각각 7.1% 10.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운임은 약세를 이어갔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평균 부산-일본 주요 항만 간 운임지수(KCCI)는 40피트(FEU)당 21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421달러 대비 50% 하락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107달러에 불과하다.
월간 KCCI는 올해 12월 239달러를 기록했다. 처음 발표된 2022년 11월 871달러에 달하던 월간 지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월 722달러에서 4월 482달러로 급락했고 7월에 336달러로 하락한 뒤 8월 290달러, 11월 198달러로 빠른 내림세를 보였다. 올해 3월 최저치인 184달러까지 떨어졌다가 5월에 200달러를 다시 회복했다.
선사들은 운임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띠자 올 한 해 공급 축소에 골몰했다. 다만 공급을 줄여도 선적 목표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선사들은 올해 선적 상한선(실링)을 1기(1~2월) 73%, 2기(3~4월) 78%, 3기(5~6월) 75%, 4기(7~8월) 76%, 5기(9~10월) 80%, 6기(11~12월) 75%로 정했다. 5기를 제외하고 모두 70%대에 머물렀다. 최성수기인 3~4월에도 70%대를 유지할 만큼 선사들은 공급을 조여 운임 안정화를 꾀했지만 수요 부족에 가로막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한일항로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슈는 카페리선 전문 해운사인 팬스타의 컨테이너선 사업 진출이었다. 팬스타라인닷컴은 올해 6월30일 634TEU급 선박 <오너보이저>호 1척이 운항하는 한국·일본 한신 게이힌서비스(KJHK)를 출범시켰다. 취항 일정은 부산(일)-고베(화)-도쿄(수)-요코하마(수)-나고야(목)-부산(토) 순이다.
팬스타그룹 엄상훈 부회장은 “페리와 로로선, 컨테이너선을 결합한 새로운 운송 시스템을 구축해 화주들의 수요에 한층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고객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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