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이 올해도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자국 발주 물량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은 2021년 이후 4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다만, 한국 조선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건조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을 선별 수주해 질적으로는 중국조선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1월 선박 수주량은 114만t(CGT·수정환산톤)으로, 236만t을 기록한 중국에 크게 밀리며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11월 한 달간 13만t을 수주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전년 322만t 대비 20.2% 늘어난 387만t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같은 기간 82만t보다 39%, 중국은 지난해 193만t 대비 22.3% 늘어난 실적을 각각 일궜다. 반면, 일본은 전년 24만t에서 45.8% 급감했다.
우리나라의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25%에서 올해 29%로 4%포인트(p) 올랐지만 중국을 따라잡는 데 실패했다. 중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달 60%에서 61%로 1%p 상승하며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3위 일본은 3%로, 전년 대비 4%p 떨어졌다. (
해사물류통계 '최근 5년간 국가별 11월 선박 수주량' 참조)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11월에도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수주 릴레이를 이어갔다.
HD현대삼호중공업은 우리나라 고려해운에서 87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 신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엔진을 장착하는 한편 차세대 대체 연료로 주목받는 메탄올을 땔 수 있도록 개조 가능한 메탄올 레디 사양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또 대만 완하이라인은 메탄올 연료를 연소시키는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절반씩 나눠 발주한다고 최근 대만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건조 총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잔량 中 ‘늘고’ 韓日 ‘줄어’
누계(1~11월) 수주량에서도 중국이 우리나라를 크게 앞섰다. 중국 4177만t, 우리나라 1092만t으로, 전년 2581만t 986만t 대비 61.8% 10.8% 각각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점유율은 각각 69% 18%로 집계됐다.
반면, 3위 일본의 수주량은 전년 610만t 대비 54.8% 급감한 276만t이었다. 점유율은 5%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글로벌 발주량은 전년 4451만t 대비 35.5% 늘어난 6033만t이었다. (
해사물류통계 '최근 5년간 국가별 1~11월 선박 수주량' 참조)
11월 말 현재 전 세계 수주잔량은 전년 1억3159만t 대비 15.7% 늘어난 1억5223만t을 기록 중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8656만t, 한국 3777만t, 일본 1280만t 순이었다. 전년에 비해 중국은 34.2% 일감이 늘어난 반면, 우리나라는 3.7%, 일본은 11.4% 감소했다.
11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전년 177.07포인트 대비 7% 상승한 189.18포인트를 기록했다. 2020년 11월 125.06포인트 대비 51% 급등한 수치다. 전월 189.64포인트와 비교하면 0.2% 떨어지며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전년 2억3400만달러 대비 17.5% 급등한 2억7500만달러로 나타났다. 초대형 유조선(VLCC) 역시 전년 1억2800만달러에서 1.2% 오른 1억295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년 2억6500만달러 대비 1.9% 하락한 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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