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4 14:30

한중항로/ 운임 약세에 ‘THC 분리 징수’로 채산성 개선

물동량 7% 성장…수출화물 3년만에 반등


올해들어 한중항로 물동량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띠었다. 하지만 운임은 반등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21만84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8만6700TEU에서 7.8% 성장했다. 11개월 만에 300만TEU를 달성한 건 올해가 처음으로, 올해 전체 실적도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 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피더화물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수출과 수입 화물도 견실한 성장세를 띠었다.

수출화물은 6% 늘어난 106만3400TEU, 수입화물은 7% 늘어난 197만600TEU였다. 수출화물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다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수입화물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8% 늘어난 18만4200TEU를 기록, 2020년 이후 4년 만에 플러스 성장했다.

노선별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상하이항은 3% 늘어난 81만7600TEU, 칭다오는 16% 늘어난 57만9000TEU, 톈진신강은 9% 늘어난 37만9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세 항구 모두 지난해에 이어 견실한 성장 곡선을 그렸다. 반면 닝보와 다롄은 각각 0.3%씩 감소한 32만6300TEU 15만6000TEU에 머물렀다. 다롄은 12월 실적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마이너스 성장 햇수가 2019년 이후 6년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월간 수송 실적은 11개월 중 2월과 9월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1월 16%, 4월 11%, 5월 19%, 6월 14%, 8월 11%, 10월 10% 등 11개월 중 6개월간 두 자릿수로 성장하는 호조를 띠었다.

이처럼 수출화물 수송 실적이 모처럼 호조를 띤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요 수출 품목인 합성수지(레진)는 되레 감소세를 띠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개월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537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531만t에 비해 1.2% 성장했다. 다만 합성수지 수출 실적은 405만t으로, 전년 동기 414만t에서 2% 감소했다.

중국은 2020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에 나서면서 원부자재인 레진 수입을 늘렸다가 2021년 석탄 부족과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이 둔화하자 레진 수입을 줄인 뒤 수입 축소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수입된 레진 화물은 100만t을 기록, 전년 동기 83만t에서 21% 급증하며 지난해에 이어 높은 성장 폭을 띠었다.

운임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2022년 코로나발 해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수입운임은 지난해 반 토막 난 뒤 올해도 추가 하락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 해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15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161달러에서 5% 내린 수치다.

수입운임은 2019년 128달러에서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 133달러로 소폭 오른 뒤 2021년 291달러로 급등했고 2022년엔 321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발 물류난이 진정되고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 시황이 이어지면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출운임은 지난해에 이어 마이너스 수준을 이어갔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평균 부산발 중국행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TEU)당 4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121달러에 견줘 64% 곤두박질 쳤다. TEU 환산 운임은 22달러로, 저유황할증료(LSS) 등의 부대운임을 제외할 경우 기본운임은 사실상 마이너스로 파악된다.

2022년 11월 281달러에서 시작한 한중항로 월 평균 KCCI는 시나브로 하락해 2023년 4월 144달러로 떨어지며 200달러 선이 무너졌다. 7월엔 79달러로 하락하며 두 자릿수로 위축됐고 9월 이후 30달러 선으로 추락했다. 이후 올해 4월까지 30달러대에 머물다 서서히 상승해 지난 7월 1년 만에 50달러 선을 돌파했지만 4분기 접어들면서 세계적인 시황 하락세의 영향을 받으면서 40달러대로 떨어졌다.

다만 선사들은 수출항로에서 기본운임과 함께 징수하던 터미널조작료(THC)를 분리 징수하면서 전체적인 수익성을 개선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 회원사는 지난 6월15일부터 THC 금액을 기존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리는 한편 기본운임에서 분리해 받고 있다. THC는 운임지수 집계에 반영되지 않아 분리 징수가 KCCI 흐름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선사들은 THC 분리 징수로 전체적으로 컨테이너 1개당 70~80달러 수준의 운임 인상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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