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북미항로는 홍해 사태가 지속된 데다 파나마운하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컨테이너 운임이 전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부과와 동안 항만 파업을 앞두고 중국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요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미항로 물동량은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일 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해운조사기관인 JOC피어스에 따르면 2024년 1~10월 아시아 18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1775만6000TEU였다. 1위 중국은 15.7% 증가한 976만7000TEU를 기록, 물동량 증가를 주도했다. 2위 베트남도 29.5% 폭증한 230만6000TEU, 3위 한국은 18.4% 증가한 115만TEU로 각각 집계됐다. 4위 인도는 16% 늘어난 96만5000TEU, 5위 태국은 19.7% 증가한 88만6000TEU를 기록했다.
월간 물동량 실적은 10개월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4~5월을 제외한 월간 실적에서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2024년 10월 물동량도 증가세를 시현했다. 10월 아시아발 북미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0.9% 늘어난 193만5000TEU를 기록했다. 1위 중국은 6.9% 늘어난 105만5000TEU를 냈으며, 2위 베트남은 33.4% 폭증한 26만8000TEU로 집계됐다. 반면, 3위 우리나라는 7.6% 감소한 10만2000TEU를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다.
운임은 전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상하이-북미 서안행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5013달러를 기록, 1년 전의 1607달러에서 3.1배(212%) 급등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북미 동안 평균 운임은 6489달러로, 1년 전의 2529달러에서 2.6배(157%) 인상됐다. 서안 평균 운임은 상반기 4637달러에서 하반기 5404달러까지 상승했다. 동안 역시 5962달러에서 7039달러까지 올랐다.
한국발 운임도 오름세를 보였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024년 평균 부산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5052달러 6521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2023년 연간 평균 운임인 1599달러 2592달러 대비 3.2배(216%) 2.5배(152%) 상승한 수치다.
1분기 북미항로는 극심한 가뭄으로 파나마운하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일일 통항 척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평균 50척에 가까웠던 통항 척수는 올해 1분기 22척까지 떨어졌다. 더불어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글로벌 선사들의 홍해 운항 중단 사태가 지속되면서 북미항로 운임이 급등했다. 후티 반군을 피해 수에즈운하 대신 운항 일수가 15일 늘어나는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선박 공급량이 부족해진 탓이다.
2분기엔 홍해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주요 항만에서 혼잡이 심화되면서 북미항로는 화주들의 선복 수배 문의가 빗발쳤다. 수요는 강세인데 선복이 부족하다 보니 선사들은 더 높은 운임을 제시하는 화주와 선적 예약을 체결했다. 컨테이너야드(CY)에 입고된 화물을 제때 선적 못 하는 화주들의 고민도 깊어져만 갔다.
하반기엔 북미 동안 항만파업이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동안 항만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와 사용자단체인 미국해운연합(USMX)은 임금 인상을 놓고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ILA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10월1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파업으로 물류 혼잡이 극심해질 것을 대비해 선사들은 선박을 추가 투입하고 할증료를 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파업이 3일 만에 종료되면서 일본 ONE, 프랑스 CMA CGM, 홍콩 OOCL 등의 선사들은 당초 부과할 예정이었던 할증료 계획을 철회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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