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8-18 17:40
[ 인터뷰, 김종규 (주)파리크라상 물류관리부 과장 ]
“물류를 보면 회사가 보여요”
물류업무 위해 주경야독하는 철인
지난해말 베이커리업계의 1위기업으로 부상한 빠리크라상.
이 회사의 강점은 불란서풍 최고급 빵이라는 이미지와 원활한 물류공급이다
. 빠리크라상의 독특한 물류시스템을 떠받치고 있는 김종규 물류관리부 과
장을 만나봤다. -전문-
김종규 파리크라상 물류관리부 과장의 하루일과는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숨
이 차다.
오전 5시 30분이면 기상. 조깅을 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는 서양속담이 있던가. 그를 두고 하는 말이다.
7시 50분이면 출근. 현장을 둘러본다. 할말 없음. 진짜루 부지런하다.
회사에서 김종규 과장의 직함과 책상은 두개. 물류관리부 그리고 비서실.
하루종일 이쪽저쪽 왔다갔다 몸이 두개라도 모자란다. 그러나 그는 물류업
무를 함으로써 회사업무를 보는 시각이 넓어졌다고 좋아한다. 일벌레다.
이게 끝인가 싶어 보면 또 있다. 그는 퇴근 즉시 경영을 공부하러 야간 전
문대로 향한다. 물류를 하다보니 전산을 공부하고픈 욕심이 생겼고, 막바로
전산을 공부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아 경영으로 방향을 선회했단다.
철인이다.
아니 욕심이 많다는 것이 좀더 정확한 표현일까. 그를 보고 있으면 일을 즐
기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대학에서 회계를 공부한 그가 처음 샤니에 입사해서 맡은 업무는 전공과 관
련된 회계와 자금. 그러다가 로손에서 DPS도입관련 업무를 하게 됐고, 94년
부터 본격적으로 파리크라상에서 물류업무를 했다.
“파리크라상이라면 좀 낯설어 하시는 분들도 파리바게뜨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국내 고유브랜드로 불란서풍 최고급 베이커리를 표방하고 있는 저희 파리크
라상은 1986년 회사창립 후 매년 50%대의 연평균 매출신장을 달성하고 있는
데, 창립 10년만인 작년 상반기에는 베이커리 업계 1위로 부상하는 등 외적
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또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국제품질인증인 ISO 9001 인증을 획득했고 98 프
랑스 월드컵 공식상품권자로 선정되는 등 경사가 겹치고 있으며, 현재는 프
랜차이즈 업계와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7백호점 출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
다”
김과장의 말처럼 파리크라상이 급격한 성장을 보이는 이면에는 물류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파리크라상이 특유의 블란서풍 베이커리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정착시
킬 수 있었던 핵심키가 블란서빵과 페스츄리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는 제
품구성에서의 차별화보다는 오히려 생산방식에서의 차별화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그렇다.
파리크라상은 물류에 있어 국내최초로 가맹점포에 냉동생지(반제품)를 공급
, 점포에서 즉시 생산이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인 Bake-Off System을 도입했
다. 더 신선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공장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의미하는
이 시스템은 당일생산 당일판매라는 제과점 고유의 신선함을 살려주는 기능
을 극대화한 것으로 파리크라상의 자랑이다.
“사실 냉동제품에 대한 저희들의 노하우는 상당합니다. 이런 시스템이 가
능한 주된이유는 냉동, 냉장제품을 한 차량에 혼재하는 복합수송 때문이죠.
또한 당사는 현장직원들을 조직화시켜 자발적으로 작업공정 개선을 유발시
키고 있는데, 배송기사들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거의 영업사원과 마찬
가지의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라고 김과장은 말한다. 이런 시스템 덕에 파리크라상에서는 소비자에게 신
선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냉장, 냉동상온의 보관, 분류, 수송이 유기적으
로 이뤄지며 생지의 공급으로 다양한 원, 부재료 소모품도 함께 배송이 된
다.
이에 파리크라상은 이런 냉동제품에 대한 강점을 살리기 위해 요즘 전체적
인 물류시스템의 재구축과 냉동창고 건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비자
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는만큼 바로 지금이 지난 10년동안 구축한 냉동,
냉장, 상온물류에 대한 노하우를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
구체적으로 주문시스템과 냉동, 냉장, 상온배송 시스템의 문제점 및 보완점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물류자동화는 가시화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물류전반에 아웃소싱과 함께 리엔지니어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데, 이 작업은 어느정도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또한 냉동창고의 경우 지하 1층, 지상 4층의 연건평 2천평 규모로 지어질
예정인데, 이것이 완공되면 생산, 포장방법에서부터 보관까지 전반적으로
냉동물류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사실 선도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하는 베이커리 업종의 특성상 물류는 중
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너무나 생산중심의 체계였고 물
류에는 그다지 많은 투자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전에 비해 물류의 위상이 높아지고 투자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향후
물류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고급인력이 물류에 많이 투입되어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류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 없다고 겸손해하는 김과장이 실제로 회사내에
서 맡고 있는 물류업무는 판매관리, 주문, 출하, OEM발주, 제도신설, 폐쇄(
영업)평가 등 수송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 횟수로도 5년째니 벌써 알만큼
다 안다고 봐도 충분하다.
요즘들어 신제품 기획단계에 물류부서가 참여하여 기본적인 데이터를 제공
하는 등 그 위상이 격상되는데서 보람을 느낀다는 김과장. 마지막까지 물류
예찬론을 펼친다.
“물류업무를 하면 전체적으로 회사업무를 보는 시야가 넓어집니다.
그러므로 실력있는 사람들이 꼭 물류부서로 배치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들이 물류업무를 익히고 각 부서로 퍼져나가 물류마인드를 가지고 회사를
끌어나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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