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7 11:13
세계 5위인 컨테이너항만인 부산항이 사상 최악의 물동량 감소 사태를 맞고 있다.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며 활기차게 돌아가는 대형 겐트리 크레인은 30% 가량이 멈춰섰다. 부두내 야적장의 컨네이너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3, 4단씩 적재돼 있었으나 지금은 1, 2단이 고작이다.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들어오는 시점에 따라 요일별 차이는 있지만 각 부두의 4, 5개 선석 가운데 1개 선석만 작업이 이뤄지는 곳도 숱하게 발생하고 있다.
6일 오후 5시 부산 남구 용당동 신선대부두 앞 사거리는 부두 물동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화물을 실어나르는 차량마저 줄어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화물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 트레일러로 교통 체증을 일으킬 정도로 붐빈 데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박호철 부산항만공사 마케팅팀 부장은 “오늘 배를 타고 항만 전체를 둘러보니 부산항의 물동량 감소 상황이 심각했다”고 말했다. 부산항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부터 물동량이 계속 감소해 항만운영이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나마 동북아 물류중계기지 역할을 하면서 선전하던 중계화물(환적화물)마저 최대 폭의 감소를 기록해 이제 믿을 데도 없어졌다.
부산항만공사와 각 부두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항을 거쳐간 환적화물은 35만1065개(20피트 컨테이너 기준)로 지난해 2월 처리량에 비해 18.3%나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같은 감소폭은 1995년 부산항 물동량 집계이후 사상 최대폭이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43%에 달하는 환적화물 처리량은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1.6%, 0.5% 늘어날 만큼 선전했으나 지난 1월 7.7% 준데 이어 두 달 내리 크게 떨어져 위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이처럼 환적화물이 갑자기 준 것은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의 경제위기가 장기화하면서부터다.
수출입 물동량을 포함해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7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지난해 11월 -9.4%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19%, 지난 1월 -24.3%, 2월 -17.4%로 넉 달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토해양부는 9일 컨테이너 항만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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