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인트란스.GLP
●●●최근 들어 복합운송업계는 대형 공장설비나 건설 기자재 등의 플랜트 화물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내륙지역의 대규모 개발계획, 한국 건설사들의 중앙아시아 진출, 중동 재개발 등 프로젝트 화물운송의 전망은 너무나도 밝다. 컨테이너 운송시장이 치열한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가 새로운 수출국으로 부상한 프로젝트화물 운송시장은 운송업계에 새로운 돌파구로 평가받고 있다.
데인트란스와 GLP는 설립 이후 10년간을 프로젝트화물 운송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1997년 미국 휴스턴에서 설립된 GLP(Gulf Logistics & Projects)는 현대상선 선장 출신의 김정대(사진 왼쪽)씨가 설립했다. 그는 지난 91년까지 현대상선 뉴올리언스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독립해 이 회사를 차렸다. 데인트란스 김화동 사장은 창립 멤버로 2000년까지 GLP에서 같이 근무하다 2001년 3월 한국으로 넘어와 현재 회사를 창립했다. 과거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두 사람은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을 잇는 프로젝트화물 운송루트를 개척하며 회사 발전을 이끌고 있다.
GLP의 본사가 있는 휴스턴항은 사실상 미국 프로젝트 화물의 거점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서안 중심으로 운송이 이뤄지는 컨테이너화물과 달리 중량화물들은 휴스턴항에 운송사들과 영업허브가 밀집해 있다. 또 캐나다 및 중남미 지역으로의 운송은 대부분 휴스턴항을 통한다. 때문에 미주향 중량화물 운송에서 휴스턴항에서의 하역 및 육송, 핸들링 등은 중량화물 운송사들의 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데인트란스와 GLP는 이같은 기본 능력 외에 미국내 현장배송, 설치에 이르기까지 중량물 운송에서의 도어투도어(문전연결) 서비스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선 미국 현지 물류망 사정을 잘 꿰고 있어야 한다. 특히 지난 8월 미네아폴리스의 미시시피강 교량 붕괴사고 이후 중량물 운송 규제가 한층 까다로워져 이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 실시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만큼 중량화물운송시장은 아무나 진입하기 힘든 블루오션 시장을 의미한다. 이는 곧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된 두 회사만의 서비스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운송실력은 한국 운송사로선 이례적으로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주 지역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GLP와 데인트란스가 합작해 퍼미(Fermi) 원자력발전소로 400t 규모의 변압기를 안전하게 운송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현대중공업에서 제작된 변압기를 해상수송에서 트레일러를 이용한 현지육송까지 깔끔하게 처리했다. 한국 운송회사가 디트로이트 역사 이래 최대 중량화물을 아무런 사고 없이 수송을 마무리했다는 것은 현지에선 큰 화제거리였다.
또 지난해 설립된 현대자동차 미국앨라배마 공장 설비 운송에서도 이들의 숙련된 노하우가 녹아들었다.
GLP 김정대 사장은 “앞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배출이 많은 화력발전보다는 풍력이나 원자력발전이 주목받고 있다”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대형 발전설비들이 많이 수송되고 있다”고 중량화물 운송시장의 가능성을 평가했다. 이들 화물들은 고가일 뿐 아니라 제작기간만도 몇년이 걸리는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그 수익성은 일반 컨테이너화물과 비교할 수가 없다고.
두 회사는 지금까지 쌓아온 중량화물 운송노하우를 토대로 앞으로 중국과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시장으로 시야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서부내륙지역 개발과 오일달러를 무기로 한 중동 및 중앙아시아 건설붐 등은 향후 중량화물의 대량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을 미국과 신흥개발 지역을 잇는 중량화물 운송의 물류허브로 활용한다는 계획. 중앙아시아나 중동향 화물들은 대서양 및 유럽을 연결하는 물류망을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항만의 만성적체와 파나마운하의 확장공사 등으로 태평양 및 아시아를 연결하는 물류망이 단연 부각되고 있다.
데인트란스 김화동 사장은 “중동과 중앙아시아는 오일달러로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한국을 이들 지역간 중량화물 운송의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한국은 러시아 및 중국으로 연결되는 해상물류망이 잘 갖춰져 있고 철도까지 연결될 경우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남보다 운송장비를 선점하고 물류망을 먼저 개척할 경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앞으로 중량화물 선박을 직접 운항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정대 사장이 지금은 철수한 현대상선의 중량화물 사업부문에 관여한 경험이 있다.
김정대 사장은 “한국이 중량화물의 주요 수출국으로 올라섰지만 정작 화물운송은 외국선사가 도맡고 있다”며 “중량화물선박을 용선해 직접 해운서비스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선사들과 제휴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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